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또… 외풍에 흔들리는 대형 M&A

10일 마지막 입찰 하이닉스… 검찰 SK그룹 수사로 위기<br>매각명령만 남긴 외환銀도 정치권 개입에 일정 줄연기

올해 매물시장에 나온 물건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하이닉스반도체와 외환은행이 매각작업 마무리 직전에 강한 외풍(外風)을 맞아 또다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10일 마지막 입찰만 남겨둔 하이닉스는 유일한 인수후보였던 SK텔레콤이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위기에 빠지며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외환은행도 론스타의 초과보유 지분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매각명령만 남겨둔 상황에서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정치권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며 임시 금융위원회 등 주요 일정들이 연기되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0일 "하이닉스나 외환은행은 과거에도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외풍을 맞았는데 이번에도 또 어긋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인수후보인 SK는 본입찰 마감일을 하루 앞둔 이날 저녁까지 인수전에 계속 참여할지를 놓고 장시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SK와 채권단 일각에서는 SK가 설령 인수전에 계속 참여해도 하이닉스 주가가 과거보다 떨어진데다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가격을 낮추려 할 것이고 이에 따라 채권단과의 협상과정이 매우 험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 효성이 인수를 추진했지만 당시 특혜시비 논란과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의혹 수사로 무산됐다. 시장에서는 SK가 '제2의 효성'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하이닉스 매각 기회는 이번이 가장 좋았고 국내 반도체 산업을 고려할 때도 적기였다"면서 "이번에도 딜이 무산되면 앞으로 하이닉스 매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채권단이 하이닉스에 더 이상 자금을 투입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 전체가 받을 타격도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역시 과거와 비슷한 분위기다. 외환은행은 2006년 국민은행, 2008년 HSBC의 품에 거의 안길 뻔했다. 국민은행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인수계약까지 체결하지만 당시 국회가 '외환은행 매각의혹'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그해 11월 계약이 파기됐다. 2007년에는 HSBC와 외환은행 매각절차를 밟았지만 '먹튀' 논란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금융위가 매각승인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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