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전문가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 걸까"

■ 거짓말을 파는 스페셜리스트<br>(데이비드 프리드먼 지음, 지식갤러리 펴냄)


몇 년 전 미국수면재단은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들은 하루에 7~8시간을 자야 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10시간을 자야만 원활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얼마 후 '타임'지에 인용된 또 다른 수면 연구자는 "하루 8시간 이상 혹은 6.5시간 미만 자는 사람들은 오래 살지 못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장시간 수면의 경계점이 8시간이라는 사실"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폈다. 일반 대중들은 과연 어떤 전문가의 견해를 믿어야 하는지 혼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더구나 전문가들의 잘못된 견해로 인해 경제적ㆍ육체적ㆍ정신적 손해를 입는 경우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대중을 현혹시키는 전문가들의 거짓말을 파헤쳐 들어갔다. 저자는 전문가들이 치명적인 오류로 인해 자신의 진의와 상관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를 편견과 부패, 비합리적인 사고, 능력 부족, 감독의 부재 등으로 지목했다. 이른바 전문가 집단이 청중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그때그때 하다 보니 오류투성이 전문 지식이 재생산되는 경우가 많으며 주변 변수들을 모두 무시한 채 한 가지 사실에만 초점을 맞춘 분석들은 사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많다는 논리다. 대중은 어떻게 해야 전문가들이 파놓은 거짓말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단순하고 확정적인 전문지식, 단 한 건의 연구에 근거를 두었거나 획기적인 연구 결과에 대해선 경계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면 부정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한 전문가나 연구 배경을 제공하고 연구 결과에 반대되는 증거조차 솔직하게 밝히는 전문 지식은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매일 새로운 지식들이 과잉 양산되는 현대 사회에서 곱씹어 볼 만한 조언을 담고 있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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