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대지진] 헬기로 바닷물 퍼부었지만 헛수고… 최악사태 배제 못해

"4호기 대량 방사능 유출 우려"… 美·佛 위험성 강력 경고에도<br>도쿄전력 "3호기가 우선" 밝혀… 日언론 불안 키운 정부 비판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가 고비를 맞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일본 당국도 복구작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17일 복구작업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원인인 전력공급 중단 문제를 일부 해결하면서 사태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복구작업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고 특히 가장 큰 잠재적 위험으로 꼽히는 4호 원자로에 대해서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본 당국은 17일 민ㆍ관ㆍ군을 모두 동원시켜 지난 12일 원전사태가 발생한 후 최대 규모의 복구작업을 했다. 당국은 이날 원자로 냉각작업을 위해 자위대(군)와 경시청(경찰) 장비를 투입했고 투입인력도 기존 73명에서 181명으로 크게 늘렸다. 이날 오전 자위대 소속 2대의 헬기는 3호기의 사용 후 연료봉을 식히기 위해 네 차례에 걸쳐 냉각수(바닷물)를 투하했고 오후에는 경시청 소속 살수차 11대가 역시 3호기에 대한 방수작업을 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판단하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의 성과는 그간 중단된 원전 전력공급을 일부 재개시킨 것이다. 도쿄전력은 도후쿠전력에서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이날 오전 새로운 송전선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해 오후 들어 작업을 완료했다고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이 밝혔다. 전력공급을 재개하면 원자로의 냉각기능을 다시 작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아사히신문은 "대형 전력을 확보할 수 있으면 복구작업이 상당히 진행돼 위기탈출의 생명선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복구작업에도 불구하고 사태 악화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4호 원자로로 꼽힌다. 미국과 프랑스의 원자력 감독당국은 16일 일제히 후쿠시마 원전 4호기의 위험성을 강력 경고했지만 일본 당국은 특별한 대책을 내리지 않고 있다. 4호는 사용 후 연료의 수조 내 냉각수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게 미국 당국의 판단. 이는 사용 후 핵원료가 녹아내려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우려를 안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방위성은 4호기에도 헬기를 통한 냉각수 투입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당분간은 3호기에만 투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경시청 살수차도 당초 4호기에 대한 방수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도쿄전력은"현장의 판단에 따라 3호기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이날 복구된 원전 전력공급도 먼저 1호기와 2호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사태 해결 과정에서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서 국민의 불안감만 키운다는 비판이 많다. 이번 원전 사태로 사실상 초토화된 후쿠시마현의 사토 유헤이 지사는 중앙 정부의 안이하고 미흡한 대응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매일 발표하는 정부의 원전 사태 브리핑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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