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담배를 피워왔던 '골초' 주인식(48·가명)씨는 처음으로 한 달이상 금연중이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발생해 그간 수차례 금연을 시도해봤지만 늘 작심삼일이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바로 4박5일간 병원에 입원해 금연관리를 받는 '금연캠프' 덕분이다. 주씨는 "먹는 금연약을 처방받고 개별상담을 통해 대처요령 등을 자세히 설명들을 수 있어 효과적"이라며 "금연캠프중에 담배 생각이 간절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그룹 상담 등을 통해 다른 참가자의 금연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격려하는 점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금연캠프'가 새로운 금연치료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초 큰 폭의 담뱃값 인상으로 한때 '강제적인' 금연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이후 '학습효과'로 금연바람이 주춤해지고 있는 것과 달리 병원에 입원해 '독하게' 담배를 끊고자 하는 열풍은 더 거세지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등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시작된 금연실패자를 위한 전문치료형 금연캠프가 내년 초 인원모집이 조기 마감되는 등 금연시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부가 전국 18개 지역의 병원을 지역금연센터로 지정해 시행하고 있는 금연캠프는 1박2일 단기금연캠프와 4박5일 전문치료형 캠프로 나뉜다. 이중 인기가 좋은 것이 하루 한갑 이상 담배를 핀 적이 있고 2회 이상 금연실패를 경험한 흡연자를 위한 4박5일형 금연캠프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의 경우 단순히 니코틴 성분이 함유된 붙이는 금연보조제 정도를 받게 되는 것과 달리 금연캠프에서는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동시에 줄여주는 먹는 금연약을 처방받을 수 있어 금연효과가 높다. 입원비와 식비는 물론 폐CT와 폐기능 검사, 종합혈액검사 등의 건강검진이 무료로 제공되며 1~2만원 내외의 진료비와 약물치료 비용 일부만 본인이 부담하면 돼 경제적 부담도 거의 없다.
서울금연지원센터(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금연캠프 예약이 모두 완료된 상황"이라며 "4월 이후라도 예약해 달라는 문의전화도 많다"고 말했다.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국립암센터) 관계자도 "일정이 확정된 내년 2월까지 예약이 모두 완료됐으며 3월 이후로 대기자를 받고 있다"며 "'금연하기 위해 교도소라도 가고 싶다'던 금연실패자가 금연캠프를 통해 6개월 넘게 금연하는 등 금연성공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금연캠프의 인기와 효과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있다. 캠프마다 한 번에 참가할 수 인원이 20여명 정도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 18개 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금연캠프 인원이 한달에 700여명 정도다. 한 금연지원센터 관계자는 "참가 인원에 비해 신청자가 많다 보니 신청서 검토와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금연의지가 있는 사람을 선발하고 있다"며 "현재 월 2회 정도에 그치고 있는 캠프 횟수를 보다 늘려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