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불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기는커녕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하고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백화점 매출이 석 달째 감소하고 서민층이 즐겨 찾는 할인점 매출 증가율도 크게 둔화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15일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감소했다. 감소폭도 전월의 1.7%에서 확대됐다. 할인점은 1.2%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 증가율 7.9%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 저축을 늘리려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할인점 판매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지점망 확충에 따른 신규수요 창출효과에 불과하며 사실상은 감소했다고 해석했다. 산자부는 “여름 무더위로 인해 의류 중심의 매출확대가 예상됐으나 예년보다 낮은 기온과 늘어난 강수일로 인해 매출이 부진했다”며 “6월에도 할인점 매출은 1.1% 늘어나는 데 그치고 백화점은 4.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은 가정용품(-17.9%)의 매출감소세가 지속됐으며 아동ㆍ스포츠(-5.8%), 남성정장(-5.7%), 여성정장(-5.1%) 등도 여름 신상품 수요가 감소하며 매출이 줄었다. 할인점의 경우 식품(5.1%)과 잡화(5.0%) 매출이 넉 달째 증가한 반면 스포츠(-20.8%)와 가전ㆍ문화(-7.0%) 부문은 감소했다.
구매행태를 보면 할인점의 경우 고객 수가 4.1% 늘어난 반면 구매단가는 2.7% 줄었다. 또 백화점은 고객 수와 단가가 나란히 2.2%, 3.1% 감소해 장기간에 걸친 불황을 반영하는 저가구매 패턴을 지속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백화점 3개 사 및 이마트ㆍ롯데마트ㆍ삼성홈플러스 등 할인점 3개사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