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방은행 서울진출 가속화

지역경제 침체로 수도권 영업비중 확대…여·수신규모 급증<br>일부은행선 수신비중 전체 30% 넘기도…"단기 성과보다 자체기반 확보 시급" 지적


지방은행들이 서울 영업비중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의 서울지점 인원비중은 전체의 3%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신비중은 최근 30%까지 높아진 곳도 생겨났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방 경제 침체가 장기화하는 반면에 서울에서 다양한 사업거리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국토의 균형개발과 지방화의 취지에 맞춰 설립된 지방은행들이 단기적 성과에 연연, 수도권 공략을 강화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지방 성장 전략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6일 부산ㆍ대구ㆍ경남ㆍ전북ㆍ광주 등 5개 지방은행의 서울지점이 전체 여ㆍ수신과 직원 수ㆍ지점 수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직원 수와 지점 수 비중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여ㆍ수신 비중은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별로는 광주ㆍ부산ㆍ경남은행 등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광주은행의 지난 9월말 현재 서울지역 수신은 3조898억원으로 총 수신(10조2,346억원)의 30%를 넘었고, 서울지역 여신비중도 19%를 차지했다. 특히 광주은행의 수신은 연초 9조1,625억원에서 지난 9월말 현재 10조2,346억원으로 올들어 1조721억원이 늘었는데, 늘어난 수신액 가운데 9,200억원이 서울지역에서 창출됐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광주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 자금비중은 3%에 불과하다”며 “전국 자금의 70%이상이 몰려있는 수도권에 진출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성장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은행은 또 IB영업을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서울지역의 수익비중을 전체의 절반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은행의 서울지역 수신비중도 2003년말 8.5%에서 2005년말 13.6%로 늘어난 후 지난 9월말 19.1%까지 높아졌다. 경남은행도 2003년말 9.1%에서 2005년말 19.5%까지 증가한 후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은행의 서울지역 여수신은 기관자금이 대부분이어서 변동성이 크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전북은행과 대구은행의 서울지역 영업은 2003년 이후 가파르게 늘다가 최근 기관자금이 빠지면서 주춤했다. 전북은행의 서울지역 비중은 2003년말 3.4%에서 2005년말 10.2%까지 높아진 후 12%대까지 올랐다가 9월말 10.9%대로 낮아졌다. 대구은행도 2003년말 3.4%에서 2005년말 8.0%까지 높아진 후 9월말 5.8%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지방은행이 큰 시장인 서울에서 영업을 강화하면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역기반의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컨설팅회사인 앤플랫폼의 강영재 부사장은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에 끼인 넛크래커 신세”라며 “돈이 있는 서울로 몰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단기적인 차원의 서울영업 집중보다는 5~10년 후의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방은행이 서울영업을 강화하는 것은 수도권 쏠림 현상에 대한 반작용”이라며 “비중이 큰 서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지방은행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자체 성장엔진을 찾아 지방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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