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소비를 살리자] 장수제품 불황기에 빛 발한다

검증된 품질 앞세워 소비자 지갑열기 성공<br>제과업계 기존제품 리뉴얼로 짭짤한 매출<br>패션ㆍ광고시장도 젊은층에 복고풍 큰 인기

[소비를 살리자] 장수제품 불황기에 빛 발한다 검증된 품질 앞세워 소비자 지갑열기 성공제과업계 기존제품 리뉴얼로 짭짤한 매출패션ㆍ광고시장도 젊은층에 복고풍 큰 인기 “구관이 명관이다”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은 소비자들에게 낯선 신제품보다 오랜 시간동안 친숙함을 쌓아 온 장수 제품들이 빛을 본다는 점. 돈 쓰기에 조심스러워진 소비자들이 과거 사본 적이 없는 신제품 구입의 ‘모험’을 하기 보다는 이미 품질이 검증된 기존의 선두 브랜드, 히트 제품들로 소비를 몰아가기 때문이다. 한동안 지속되고 있는 이번 불황기에도 각 업체에서 그동안 묵묵히 매출을 뒷받침해 온 ‘맏형’ 격 제품들이 소비의 불씨를 살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먹거리.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탄다는 과자 시장까지 소비 위축의 그림자가 영향을 미치면서 제과업계에서는 과거부터 꾸준한 판매를 유지해 온 장수 제품들에 새로운 맛을 추가하거나 포장과 맛을 조금씩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에 성공, 새삼스럽게 시장의 조명을 받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제과업계의 선두인 롯데제과는 올들어 두드러지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대신 기존 장수제품에 새로운 맛을 추가하며 시리즈화하거나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판촉에 나섰다. 지난 85년에 선보인 샌드비스킷 ‘롯데샌드’의 경우 기존 파인애플맛에 최근 제주감귤맛을 추가하고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한 결과, 현재 매출은 월 18억원 이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15년간 인기를 누려 온 ‘마가렛트’ 는 지난해부터 지속되는 ‘블랙푸드’ 열풍을 반영해 검은콩과 검은깨를 첨가한 ‘마가렛트 검은콩 검은깨’를 추가로 선보여 현재 월 2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굳이 새로운 맛을 내놓지 않아도 ‘돈 없고 힘들던 시절’에 힘이 돼 주던 먹거리에 대한 추억을 타고 인기를 누리는 제품들도 적지 않다. 해태제과는 얼마 전 출시 60년 된 연양갱의 TV 광고를 처음으로 선보이고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결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국한돼 온 연양갱을 모든 세대의 간식거리로서 무대의 중앙에 세워 놓는데 성공했다. 눈길을 끄는 광고와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 마라톤 대회 등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벌이며 적극 공세에 나선 결과, 과거 월 15억원 선에서 답보 상태를 보여 온 연양갱 매출은 월 20억~30억원으로 급증, 60년만에 놀랄 만큼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리온 ‘고소미’도 90년대 초반 이후 시장에서 사라졌다가 친숙한 이름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해 인기를 누리는 제품. 오리온 관계자는 “제품 출시를 기획하면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소미’라는 브랜드가 청ㆍ장년층은 물론 청소년 소비자들에게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 브랜드명을 재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출시와 동시에 히트를 낸 ‘고소미’는 지난해 매출 460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220억원어치 팔려 나갔다. 롯데제과도 지난 74년 선보인 ‘스카치캔디’의 30주년을 맞아 고객사은행사를 갖는 등 적극적인 판촉으로 월 매출을 15억원으로 끌어 올렸으며, 73년 선보인 빠다코코낫도 최근 소비자 참여 이벤트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월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패션과 광고 등도 70년대부터 멀리는 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복고풍이 유행이다. 여름철 필수 아이템인 선글라스는 과거 60년대의 여배우들이 썼을 법한 커다란 테에 잠자리 모양 스타일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꽃무늬나 50~60년대풍 플레어 스커트가 유행하는 것도 복고풍의 반영. 소비자 유행에 가장 민감한 광고 시장 역시 복고풍으로 흐르고 있다. 부모님 세대들이 즐겨 듣던 음악과 촌스러운 60~70년대 의상과 배경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광고들이 올들어 유독 눈에 띄고 있다. 기존 광고의 리메이크 역시 주요 트렌드 중 하나. 80년대 이덕화를 모델로 한 광고 내용을 신세대 스타인 권상우, 이효리로 새롭게 구성한 내의 ‘트라이’ 광고나, 80년대 손창민, 김혜수를 기용해 인기를 끈 광고의 주요 장면을 리메이크한 해태제과 ‘에이스’ 광고 등이 기성 세대의 옛 향수와 젊은 세대의 복고 취향에 어필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입력시간 : 2004-08-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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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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