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은 지금…] 英경제 1990년이후 최악… '백약이 무효'

9~11월 GDP 성장률 1%에 산업생산도 뚝<br>감세·금리인하·대출확대등 부양책 효과없어<br>정부, 은행 부채 신용보증등 추가 조치 고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는 미국보다 유럽을 더욱 혹독하게 강타했다. 유로존 각국의 간판 은행들은 부실 확대로 정부의 구제금융에 목을 내밀고 있으며, 실물 경기 악화로 기업들의 경영도 위험수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다.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유동성 지원을 위해 거듭 금리를 인하하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힘을 합치자며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교묘하게 방어적으로 작동하면서 역내 공조에는 균열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유럽 경제의 현재는 여전히 안개속이어서 회복의 전환점을 찾기까지 아직은 좀더 가파른 비탈길과 거친 계곡을 건너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지난 1990년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부동산 버블이 급속도로 꺼지고 있는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돈이 돌지 않으면서 가계, 기업 모두 진퇴양난에 빠졌다. 영국 정부는 20여년 만에 닥친 최악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종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태다. 영국 국가경제사회연구소(NIES)는 10일 영국의 지난 3개월(9~11월)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로 떨어졌다며 4ㆍ4분기(10~12월)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1990년 3ㆍ4분기 1.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부진한 것이다. NIES는 성명서에서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는 금리인하, 대출확대 등 각종 긴급 조치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감세 및 은행 구제금융방안을 포함해 500억 파운드(740억 달러)에 이르는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를 지난 195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대로 내렸지만 시중에 자금이 전혀 돌지 않고 있다.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악화된 자산 건전성을 보강하느라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 197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자산버블 붕괴를 초래하고 있는 것도 시중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영국 경제의 부진은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산업생산은 전달 보다 1.4% 급감, 198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199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앤드류 센턴스 BOE 정책위원은 "영국 경제가 2차세계 대전 이후 겪었던 70년대 중반, 80년대 초, 90년대 초 등 세 번의 경기침체 기간 이래 가장 길고 깊은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재무부는 기존 경기부양책 외에도 추가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리스타 달링 재무장관은 가계 및 기업 대출 촉진을 위해 금융기관의 부채에 대해 신용보증을 해주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재무무는 이에 앞서 HBOS, 로이드TSB, RSB 등 은행의 우선주를 매입해 사실상 국유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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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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