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기상 이변에 따른 작황 악화로 곡물 부족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세계 1, 2위 쌀 수출국인 태국과 베트남이 석유수출기구(OPEC)와 유사한 쌀수출국기구 설립을 재 추진할 움직임이다.
14일(현지시간) 불룸버그통신은 알롱콘 폰라붓 태국 상무부 차관이 15~17일 베트남을 방문, 쌀수출국기구 설립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도 “태국 상무부 차관의 방문을 통해 양국간 주요 현안이 논의될 것이며, 그 중에는 쌀수출국기구 설립 문제도 포함된다”고 확인했다.
태국과 베트남의 쌀 수출량은 전세계 쌀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양국이 OPEC 형태의 단체를 구성하면 엄청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쌀수출국기구에는 이미 캄보디아, 미얀마 등 다른 동남아 쌀 수출국까지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는 “쌀수출국기구가 설립되면 지난해와 같은 국제 식량위기 때 쌀이 부족한 국가들에 안정적으로 쌀을 공급해 가격폭등을 막을 수 있으며, 최근처럼 전반적인 풍작으로 값이 떨어질 때에는 수출량을 조정해 가격폭락을 막을 수 있는 등 수출국과 수입국이 모두 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동남아 국가이면서도 세계 최대 수입국인 필리핀과 미국 등은 자칫 이기구가 세계적인 압력단체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기구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