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민연금 자금은 ‘계륵’?

운용사 낮은 보수에도 이력관리위해 유치 불구<BR>펀드시장 급격 확대로 일부 제값받기 움직임도


국민연금 자금은 ‘계륵’? 운용사 낮은 보수에도 이력관리위해 유치 불구펀드시장 급격 확대로 일부 제값받기 움직임도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자산운용사에 국민연금 자금은 계륵(?)' 펀드의 리테일(소매) 판매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위 자산운용 자금의 '지존'이던 국민연금의 자금이 '계륵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운용보수가 리테일시장의 펀드 수수료에 비해 크게 낮은 국민연금의 자금은 운용해도 높은 수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 때문. A자산운용업사 사장은 "국민연금 자금은 솔직히 '남 주기 아깝고 내가 쓰자니 거북스러운' 돈"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자금이 자산운용업계에서 인기가 시들고 있는 것은 리테일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용보수 때문이다. 운용사는 입찰을 통해 '기본운용보수+성과보수'를 받지만 문제는 기본운용보수가 워낙 낮다. 입찰을 통해 결정되는 기본운용보수는 주식형은 0.2%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게 국민연금측의 설명이다. 반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주식형 펀드의 평균 운용보수는 0.65%, 일부는 0.8%의 운용보수를 받는 곳도 있다. 주식형 기준으로 4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곽대환 국민연금 아웃소싱팀장은 "주식형의 경우 성과보수까지 합치면 0.4~0.5%의 운용보수를 받게 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자산운용사에 맡기기 시작한 채권형 펀드의 운용보수는 더 낮다. 채권형의 기본보수는 0.1% 안팎. 모두 5조원 가량이 운용되고 있고 지난해부터 처음으로 운용돼 성과보수도 크지 않다. 특히 일부 자산운용사는 운용보수는 입찰 하한선이 없는 만큼 인건비도 나오지 않을 정도 수준으로 입찰하기도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동안 운용사가 국민연금 자금운용 입찰에 참여한 것은 리테일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자금운용의 '이력' 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국민연금 자금을 얼마나 운용하느냐가 중요한 판단잣대가 돼 보수가 낮아도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최근 펀드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이런 상황에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사는 여전히 낮은 보수로 국민연금 자금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만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일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제 값 받기'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모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리테일시장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도 회사를 운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며 "무리하게 국민연금의 돈을 유치하기보다는 운용보수가 높은 리테일시장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국민연금의 금융 부문 운용규모가 150조원에 육박하는 최고의 큰손"이라며 "일부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여전히 낮은 보수를 써 내서라도 자금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5/10/3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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