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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대학 총장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중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지난 9월 말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에 기용된 데 이어 동덕여대ㆍ동국대 총장 등 3개 대학 총장 출신으로 '직업이 대학 총장'이란 평가를 얻고 있는 송석구 가천의대 총장이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이 대통령이 대학총장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중요 자리에 대학총장 출신 인사 6명을 기용했다.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을 기용하면서 일찍이 대학총장 출신을 선호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여기에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을 초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에 앉히면서 '총장 사랑'을 재차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대통령실장에도 대학총장 출신을 중용했다. MB정부의 두 번째 대통령실장을 맡은 정정길 전 대통령 실장은 울산대 총장 출신이고 전임자인 류우익 전 실장의 경우 대학총장은 거치지 않았지만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출신으로 학계의 대표적인 MB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이었다. 이 대통령의 대학총장 선호는 지난해 9ㆍ3개각 때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국무총리에 발탁하면서 절정에 올랐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대학총장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중용하는 것은 대학총장들이 다른 직종 출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호감을 받는 대상이며 대학교수 사회의 인재풀이 커서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학총장 출신들은 비교적 정치적 색채가 엷어 정치권으로부터의 공격을 덜 받을 수 있고 여론의 우호적인 평가를 끌어내기에도 용이한 측면이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정부 인사에 대한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실장에 연이어 류우익ㆍ정정길 등 대학 출신 인사들을 앉혀 이 대통령의 총장 출신 중용에 힘을 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초대 대통령실장이었던 류 전 실장은 MB정부의 인사 틀을 새롭게 짜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바 있어 당시의 인사결정 시스템이 학계 인사를 중용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대학총장 출신 중용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무난한 선택이라는 반응이 많지만 좋은 결과는 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이 전 총장은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말한 '어린쥐(오렌지)' 발언이 희화화하면서 상처를 입었고 어 전 위원장도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인맥으로 '코드인사'라는 비난의 표적이 됐다. 정 전 총리도 세종시 백지화에 총대를 멨다가 실패하면서 총리로서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다. 대학총장 출신 인사들의 자질과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학총장 출신들이 사회적 평판이나 정치권의 반발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행정능력 면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면서 "정부에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면서 때로는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 때론 강하게 밀어붙이는 힘도 필요한데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