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으로 본 한국 현대미술 60년사<BR>그로리치화랑 28일부터
| 장욱진 '무제' (한지에 채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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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은 본격적인 완성작품에 비하면 재료나 방법론 적에서 가벼운 느낌이 들 수 도 있겠으나 작가의 순간적인 착상이나 의도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의 세계가 포착되어 그려지므로 어떤 면에서는 본격적인 작품에서 느낄 수 없는 작가의 참 면모를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서울 평창동의 그로리치화랑은 60년대와 70년대 독특한 기법으로 자기 예술세계를 구축한 남관(1911-1990), 변종하(1926-2000), 장욱진(1918-1990)의 드로잉 작품 전시를 28일부터 시작한다.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아 지난 5월부터 기획된 ‘드로잉으로 본 한국 현대미술 60년사’전의 2부다.
1966년 피카소를 비롯한 세계적 거장들이 거쳐 간 프랑스의 망통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한 남관은 1968년 망통 비엔날레 대상 수상자들을 초대한 전시회에 출품해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귀국 후 1974년 신세계화랑에서의 전시를 기점으로 어둡고 묵상적인 작품들이 켱쾌한 서정적 추상으로 발전하면서 양적으로 풍성한 70년대를 보냈으며 80년대에는 인생의 행복과 기쁨을 표현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유화의 두툼하고 무거운 마티에르에 비해 그의 드로잉은 기법상 선과 색채 표현을 위주로 밝고 자유롭고 경쾌한 맛을 풍긴다.
변종하는 60년대 프랑스에서 귀국해 70년대 ‘돈키호테’와 ‘돈키호테 이후’라는 제목의 연작을 발표하면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다. 70년대 후반에는 별과 나무, 달,새 등 자연을 주제로 한 해학적 그림으로 미술애호가들을 즐겁게 했다. 요철기법의 화면에 거즈를 씌워 마티에르의 효과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 그의드로잉 또한 다양한 기법과 이미지들을 표현하고 있다.
장욱진은 70년대 중반까지 가족과 떨어져 덕소에서 생활하며 하늘과 강, 마을,사람들을 등장시킨 자연과 인간의 깊은 내면을 그렸다. 그의 드로잉은 매직보다는 먹그림을 많이 그려 자연과 합일된 단아한 정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7월17일까지. (02)395-5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