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송현칼럼] 교육 프로그램 과감히 바꿔야

3월이면 입학식이 열리고 새 학기가 시작된다. 앞으로 10~20년 후 한국사회를 이끌어 나갈 우리 학생들이 처한 교육환경과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혁신적인 변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다른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점진적으로 실행해왔다. 반면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체계는 현재 요구되는 역량도 반영하지 못한다. 교통ㆍ통신의 발달로 국가 간 인적ㆍ물적ㆍ문화적 교류와 소통이 급속히 증가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한ㆍEU FTA 등을 통해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된다. 당연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에 온 세상의 정보가 바다처럼 저장돼 있다. 나이와 교육수준의 큰 차이 없이 모두 쉽게 정보를 찾고 활용해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또 첨단기술의 발달로 미래 사회에서는 지금의 직업이 다양하게 변해 약 10년 후면 현존하는 직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없어지고 새로운 형태로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인재를 키우는 데는 지금처럼 단순한 지식전달과 시험, 암기위주의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 사회가 선진화로 갈려면 현 교육체제뿐만 아니라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충족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 현재의 지식중심에서 벗어나 인성과 창의성ㆍ도전정신을 키울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동양사상을 새롭게 바라보자는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일어나고 있다. 인의예지 등 동양적 인성에 대한 가치관과 서양의 인식이 공존할 때 미국사회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동양사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식자들의 견해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을 살려서 새롭게 교육의 기틀을 세워야 한다. 이는 미래지향적이면서 독창성이 가미된 교육이어야 한다.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은 인간미, 인정교육, 우리 전통에 기반을 둔 전인교육을 의미한다. 오늘과 같은 경쟁의 시대에는 이러한 것들이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느냐고 따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것들이 결여됨에 따라 내부적 투쟁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너무나 많다. 내적 에너지 낭비를 줄여야 외부로 발현되는 힘이 있어 국가 경쟁력이 생기게 된다. 또한 각국의 경계가 없어지는 세계화 환경 속에서 우리의 뿌리를 깊게 이해하며 세계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높은 도덕적 수준과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인터넷ㆍ스마트폰 등 통신기와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단순지식 입력, 암기위주의 교육보다 학생들이 정보가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경로를 이해해 가치를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테크놀로지나 도구 등을 잘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관적 능력, 팀워크 능력,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사회성, 많은 사람들과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네트워킹 능력, 리더십 등을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이 필요하다. 가르치는 선생님의 역할도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배워가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지원하고 조언해주는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원채용 제도를 더 유연하게 해 다양한 사회경험과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 인력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경직된 교육제도를 유연하게 전환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교육에 문제가 생기면 제도의 보완 쪽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써왔다. 부정을 막으려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그러면 또 편법이 생겨서 허점이 드러나는 과정이 반복돼 왔다. 제도적 장치를 너무 믿지 말고 인간을 믿는 인격적 장치로 바뀌어야 한다.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불문법을 쓰는 영국의 경우 제도적으로는 허술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도구나 연장에 결함이 있더라도 장인이 훌륭한 솜씨를 가지고 있다면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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