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악재 태풍 몰아친 IT株 "한치 앞이 안보여"

구글롤라 타격에 반도체값 폭락까지…삼성전자 5.72% 하이닉스 12% 하락<br>기관, 3,800억원 매도<br>전문가들 “당분간 해뜰날 없다”


'구글롤라(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의 먹구름이 채 걷히기도 전에 반도체 가격 하락의 태풍이 몰아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IT업체들이 연내에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 IT주들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와 반도체 가격 급락에 따른 실적 저하 우려에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3,866억원의 매도 공세를 퍼부으며 전기전자업종의 지수는 5.92%나 하락했다. IT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보다 5.72% 하락한 70만9,000원에 장을 마쳤고 하이닉스는 12.24% 내린 1만7,2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또 LG디스플레이(-8.51%)와 LG전자(-6.11%), 삼성전기(-5.40%), %), LG이노텍(-4.44%)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IT업종의 동반 추락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와 D램ㆍ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16Gb 2Gx8 MLC 낸드 플래시 제품의 8월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이 2.68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7월 하반기 고정거래가격(2.74달러)보다 2.19% 떨어진 것이다. 낸드 플래시 가격의 2% 대 하락을 심각한 문제라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최근 잇따라 부정적인 이슈가 터져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IT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하반기에는 IT업종의 눈에 띄는 반등을 기대할만한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중국 국경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 수요가 9월쯤 나올 경우 반등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확신도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업황 부진 속에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IT기업들의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연구원도 "국내 IT업체들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 경기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가시지 않았고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며 "전체적인 환경이 IT업종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IT를 둘러싼 환경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국내 기관들은 IT주들을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다. 특히 투신은 기관이 매도한 물량(3,866억원) 가운데 절반 가까운 1,798원을 매도했다. 장동헌 우리자산운용 전무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한국의 IT 산업 전반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시장 주도력 가질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세계적으로 리스크 회피 성향이 지배적인 가운데 경기 민감주를 피하자는 심리가 강하게 전개되고 있어 IT주를 팔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중소형운용사의 고위관계자도 "반도체값 하락으로 4ㆍ4분기 IT주들의 실적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역시 국내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직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 비중을 줄인다면 그 첫 번째 대상이 IT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이 불안할 수록 실적에 기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내수주와 실적 개선 종목 위주로 매수세가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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