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분양침체 속에서도 일부 비투기과열지구 분양단지에는 청약인파가 몰리는 등 분양권 전매 허용여부에 따라 분양시장의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약접수를 마감한 서울지역 8차 동시분양에서는519가구 모집에 569명이 신청해 평균경쟁률이 1.09대 1에 그쳤으며 9개 단지 중 8곳에서 미달사태를 빚어 총 미달가구는 126가구에 달했다.
이번 경쟁률은 지난 2월 실시된 1차(1.08대 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8일 청약접수를 마감한 인천 4차 동시분양에서는 329가구 모집에 7명만이 신청해 사상 최저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322가구가 미달됐다.
지난 3일 청약을 마감한 광명시 월드메르디앙 역시 310가구 모집에 88명이 신청해 0.28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으며 미달가구는 222가구에 달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청약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데다 최근 대규모 미분양이 잇따르면서 수요자들이 굳이 청약통장 사용하기를 꺼려 경쟁률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분양시장이 얼어붙은데 비해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는 비투기과열지구의 분양 사업장은 선전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청약을 마감한 원주 포스코더샾은 43-55평형 342가구 모집에 무려 3천854명이 몰려 평균 11.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해당지역 청약통장을 보유하지 않은 3순위 신청자가 전체 신청자의 99%에달해 실수요자보다는 투기수요가 많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3순위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강원도에서 사상 최고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며 "대형평형 위주의 공급전략도 주효했지만 비투기과열지구여서 전매가 자유로운 것이 청약자를 끌어들인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천에서 분양된 현대홈타운은 평균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여주군에서 분양된 보광그랑베르와 세종그랑시아는 각각 3대 1, 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경기도에서도 비투기과열지구는 비교적 양호한 분양실적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 허용 여부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대조를 이루는 것은 투기수요보다 실수요자의 위축이 더욱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