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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거장들이 올 가을 미술계를 점령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환율과 수요 문제로 뚝 끊기다시피 했던 외국 작가 전시가 경기 회복의 분위기와 함께 서서히 재개되면서 올 가을 들어 최근 몇 년새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검증된 해외 거장의 작품은 고가(高價)지만 가격 안정성과 투자 전망이 좋아 특히 부유층 미술애호가들에게 인기다. 도시를 소재로 회화와 영상을 선보이는 미국 작가 새라 모리스의 국내 첫 개인전이 26일까지 사간동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열린다. 대도시 건축물에서 받은 느낌을 격자 무늬와 교차하는 대각선, 원형 무늬 등을 이용한 추상화로 표현하는 작가는 뉴욕과 워싱턴 DC, 로스엔젤레스, 베이징 등을 아우르며 도시의 정체성을 포착해냈다. 복잡한 도시는 기하학적 형태로 단순해졌고 가정용 페인트로 칠한 색깔은 일상적인 친근함을 내포한다. 이번 전시에는 도시의 구조ㆍ변형ㆍ해체를 이야기하는 ‘클립과 매듭’ 시리즈를 선보였다. 또 개최 도시의 특색에 따라 주경기장 디자인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올림픽을 주제로 한 영상작품도 눈길을 끈다. 11월17일까지 열리는 ‘미디어시티 서울’에서도 베이징 올림픽의 이면을 담은 모리스의 영상작업을 볼 수 있다. (02)2287-3500 인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수보드 굽타의 첫 한국 개인전이 아라리오갤러리 서울(10월10일까지)과 아라리오 천안 전시장(11월7일까지)에서 열린다. 스테인레스스틸로 만든 밥그릇과 주방용품들을 주제로 한 대형 조각으로 유명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도산 흰색 대리석을 이용한 거대한 주전자와 우유통, 도시락 등을 선보였다. 소소한 물건들을 확대시켜 전시함으로써 일상성을 버리고 위엄과 신성성을 표현하는 게 이 작가의 힘이다. 급속한 경제발전의 이면에 드리운 현대인의 공허함을 이야기한다. 굽타는 작품 한점 가격이 100만 달러를 웃도는 ‘초고가’ 작가다. (02)723-6190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은 1991년 일본 ‘사진신세기상’ 수상작가로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사진작가 오노데라 유키의 대규모 개인전을 열고 12개 시리즈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대표작인 ‘헌옷의 초상‘ 시리즈. 사진 설치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가 1993년 프랑스에서 개인전에서 행위예술의 일환으로 작품에 쓰였던 헌 옷을 관객에게 팔았는데, 오노데라는 이 헌옷을 사서 자신의 작품에 사용했다. 파리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자신의 방 창가에서 하늘과 구름을 배경으로 촬영한 헌옷들은 허공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새로운 생명성을 보여준다. 라벨이 떨어진 채 날아오른 깡통을 찍은 ‘C.V.N.I’는 ‘미확인 비행깡통’이라는 뜻으로 대중소비사회의 실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전시는 12월4일까지. (02)418-1315 영국의 개념미술 작가 로니 혼의 개인전은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 사진과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동일한 대상의 ‘같음과 다름’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생각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02)733-8449. 지난해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진 멕시코 출신 가브리엘 오로스코의 개인전은 다음달 26일부터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열린다. (02)515-9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