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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애니메이션의 놀라운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조미라 교수의 고인돌 강좌 양천도서관서 18일까지<br>초등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계층 참가

지난 4일 양천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세상을 움직이는 상상력, 애니메이션’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헤밍웨이 탄생 100주년 기념작인 유화 애니메이션 ‘노인과 바다’를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BR><BR>지난 4일 양천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 ‘세상을 움직이는 상상력, 애니메이션’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헤밍웨이 탄생 100주년 기념작인 유화 애니메이션 ‘노인과 바다’를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움직이지 않는 대상에 영혼을 불어넣어 움직이게 하는 것. 바로 애니메이션입니다. 여러분을 애니메이션의 놀라운 세계로 초대하려고 합니다.”

지난 4일 낮 2시. 양천도서관에는 후텁지근한 삼복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30여명의 시민들이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 강좌 ‘세상을 움직이는 상상력, 애니메이션’를 듣기 위해 2층 다모아방에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KT가 후원하는 고인돌 3기는 철학과 영화, 신화와 문학, 건축과 미술, 역사와 경제, 애니메이션 등 29개 주제의 융복합적 인문학 강좌로 구성,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강의를 맡은 조미라(사진) 중앙대 연구교수는 영화와 뿌리가 같은 애니메이션의 개념 설명으로 시작해 영화와 구별되는 차이점을 다양한 사례로 풀어 수강생들을 상상력의 세계로 이끌었다.


“사운드와 이미지 그리고 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서는 영화와 같지만 카메라 촬영없이도 제작할 수 있으며 피사체를 담지 않는다는 게 영화와 가장 큰 차이점이랍니다. 볼펜 한자루와 종이뭉치만 있어도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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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종이와 펜으로 제작한 플립북을 비롯해 종이를 오리고 붙여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절지 애니메이션, 그림자로 영상을 묘사하는 실루엣 애니메이션, 점토로 빚은 후 영상으로 만드는 클레이 애니메이션, 압정의 높낮이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핀스크린 애니메이션 그리고 최근 컴퓨터로 제작하는 3D애니메이션 등 100여년 애니메이션 역사에 등장한 다양한 기법을 소개하고 관련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날 수강생들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50대 중반의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가해 애니메이션의 다양한 면면을 진귀한 작품을 통해 이해하면서 즐겼다. 강의에는 이색적인 작품이 선보였다. 1923년 제작한 실루엣 애니메이션 ‘아흐메드 왕자의 모험(로테 라인거 감독, 2912~1926)’ 중국의 수묵 애니메이션 ‘피리부는 목동(테웨이 감독, 1963)’ 구슬의 움직임으로 반전 메시지를 담아낸 ‘구슬게임(이슈 파텔 감독, 1977)’ 클래식 음악 피터와 늑대에서 착안한 인형 애니메이션 ‘피터와 늑대(수지 탬플턴 감독, 2006)’ 등 쉽게 볼 수 없는 다채로운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조 교수는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대해 “국수, 성냥개비, 인형 등 생명이 없는 물체에도 영혼을 불어넣어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며 “오늘 강의에서는 극장 개봉작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3D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이해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제작비와 소요 시간이 일반 영화보다 평균 5배 이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문화 콘텐츠”라면서 “대작 애니메이션 한편이 흥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동원돼야 한다. 빼어난 영상은 기본이고, 스토리가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요소를 잃어버려서는 안돼 흥행에 성공한 히트작이 많지 않다”며 투자와 제작의 고충을 설명했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 등 대표기업도 소개했다. 조 교수가 “최초의 컬러 장편 애니메이션이 무엇인지 아세요?”라고 묻자 “백설공주~”라는 답이 금세 나왔다. 그는 백설공주의 성공요소로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은 정교한 영상, 허풍스러우면서도 과장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노래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뮤지컬 형식 등을 꼽았다. 그는 “1937년 제작된 백설공주가 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던 데는 사람의 움직임을 촬영한 후 그 위에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제작, 백설공주와 난장이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스토리 자체에도 몰입할 수 있도록 허풍과 과장의 요소를 가미했다”며 “백설공주 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떠올리는 의상과 얼굴을 처음 만들어 낸 기업이 바로 디즈니이며, 노래로 관객의 흥을 돋운 것도 흥행에 주효한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강의는 총 3회로 1강-애니메이션의 놀라운 상상력의 세계, 2강-애니메이션의 다양한 장르, 3강-애니메이션으로 만나는 세상 이야기 등으로 구성, 18일까지 양천도서관에서 계속된다. 아울러 조 교수의 이번 강좌는 불광중(8월19일), 세화고(9월16일), 서울공고(11월13일), 명덕여중(11월16일), 서울국제고(12월1일), 개포도서관, 동대문도서관 등 올 하반기 잇따라 열린다.

한편, 시민들과 청소년을 위한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철학과 영화, 신화와 문학, 건축과 미술, 역사와 경제 등 29개 주제의 융복합적 인문학 강좌로 구성,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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