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미FTA 이것이 급소] <30·끝> 경제 전문가 30명 설문

"한국 준비 미흡" 73% "협상 시기 적절" 56%<br>절반이 "경제 도움되나 효과는 제한적"<br>정부 정보 적극 공개해 합의점 찾아야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경제협정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이를 통해 우리가 취할 것은 다름 아닌 ‘국익의 극대화’다. 그렇다면 무엇이 국가에 도움이 될까. 참여정부가 수 없이 강조하고 있는 FTA를 통한 서비스업 발전이 그것일까. 아니면 미국 시장에서 우리 제품이 승승장구 하는 것일까. 아쉽게도 한미 FTA를 통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컨센선스는 아직 확보되어 있지 못하다. 반면 미국은 FTA를 통해 자국의 규범과 문화를 한반도에 적용시키겠다는 너무나도 확고한 원칙을 수립해 놓고 있어 우리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방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는 경제 전문가들 조차 한미 FTA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시리즈를 마감하면서 민관 연구소 및 학계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한미 FTA가 자칫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시각도 상당했다.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없을 경우 FTA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한미 FTA 국내 준비 미흡하다 = FTA 추진에 따른 국내 여건을 묻는 질문에 ‘매우 미흡’이 20.0%를 기록했다. ‘미흡’도 53.3%를 보여, 응답자의 73.3%가 한미 FTA라는 대 전쟁을 치르기에는 우리의 준비상태가 매우 취약함을 지적했다. 반면 ‘충분’은 단 한명도 없었으며 ‘보통’은 26.7%에 불과했다. 한미 FTA 협상 시기가 적절한 지에 대해서는 ‘적절하다’라는 대답이 56.7%로 가장 높았다. 반면에 ‘너무 이르다’와 ‘판단키 어렵다’ 등도 각각 30.0%, 13.3%에 달했다. 적절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들 조차 ▦ 전 세계가 FTA 체결에 나서고 있다는 점과 ▦ 이익집단의 내부 반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한미 FTA 지상주의에 빠져 내부는 보지 않고 무턱대고 밀어 붙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FTA 경제효과, 득 되나 효과는 의문 = FTA 체결에 따른 경제효과에 대해서도 40.0%가 GDP 증가 등 우리 경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경제에 도움은 주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50.0%에 달했다. 한미 FTA가 우리 경제에 긍정 요소를 주는 것은 사실이나 자칫 경제 양극화를 심화 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FTA가 양극화 확산으로 이어질 것을 경계한 나머지 개방 폭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63.3%가 95% 이하로 대답했다. FTA에서 95% 이하 개방 폭은 중간 수준이다. 반면 95~98% 26.7%, 99% 이상은 10.0%에 불과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즉시 개방 보다는 한국의 실정을 고려, 부분 개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분 개방은 농축산물 분야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일부 품목을 양허 제외로 넣어야 된다는 응답이 76.7%를 차지했다. 상당수를 개방제외로 해야 한다는 지적도 16.7%에 달했다. ◇정부, FTA 정보 공개 적극 나서라 =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보를 적극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 합의점을 찾는 것이 급선무 임을 강조했다. 정부의 정보 공개 수준에 대해서는 86.7%, 즉 10명 중 9명 가량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모 전문가는 “정부가 현 수준으로 정보를 공개한다면 한미 FTA에 따른 사회적 합의는 기대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양국간 협상력의 경우 미국 우세가 86.7%, 반면 한국이 더 낫다는 지적은 3.3%에 불과했다. 이유는 경제력 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정보 공개를 통해 단일된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숨기는 데 급급, 사회적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그 까닭이다. ◇서비스 분야, 교육 파트 최 우선 개방 = 서비스 시장 중 교육이 가장 개방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6.7%로 1위를 기록했다. 교육 만큼은 과감한 시장 개방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그 뒤를 법률ㆍ회계 26.7%, 의료 23.3% 등이 이었다. FTA로 가장 큰 이익을 볼 국내 산업 분야 역시 제조업 36.7%, 서비스업 30.0% 등의 순으로 1ㆍ2위를 보였다. 서비스업의 경우 한미 FTA로 적잖은 피해가 예상되나 동시에 산업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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