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우 살리기/김영종 동아증권시장(로터리)

우리 경제가 어렵게 어렵게 보릿고개를 넘느라고 마지막 기력을 다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 국제유가 및 반도체 수요 등을 포함한 주요산업의 국제경기도 조금씩은 개선되고 있는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오히려 외부에서는 우리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우리 내부에서, 그나마도 경제운영에 막중한 책임과 영향력을 가진 정부기구들이 해묵은 감정을 들먹여가면서 서로 밥그릇 들고 삿대질하는 모양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지금이 어느 땐데…. 북한은 아우성이고 대기업은 연쇄부도니 금융대란이니 죽을 지경이고 8용인지 9용인지 선거열풍 등등 첩첩산중 아닌가.이때에 우리나라의 엘리트 집단이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정부기관들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 아닌가. 물론 금융개혁이라는 큰 일을 치러가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견해와 이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눈 뜨고도 코 베어가는 국제경쟁속에서 골목대장식 밥그릇 싸움은 자기 밥그릇은 커녕 국민들이 같이 나누어 먹어야 할 밥솥까지 부서뜨릴 수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그나마 안정되어가던 금리도 갑자기 큰폭으로 치솟기 시작했고 주식시장도 당장 불안심리가 팽배되고 있다. 대기업의 부도 이야기도 고개를 다시 들고 있다. 부모가 서로 싸우는데 불안하지 않을 가족들이 있겠는가. 고래들의 싸움에 새우격인 민간경제의 등이 다시 또 상처를 입는다면 이 보릿고개를 언제 무슨 힘으로 넘는가 말이다. 우리의 정부기관은 시내버스 운송업자도 아니요, 한약·양약협회와 같은 개별기업이나 이익단체도 아니지 않은가. 국가경영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기에 말단 월급쟁이들도 큰 불평없이 세금들을 내고 있지 않은가. 조용조용하게 사무실이나 연구실 등에서 국민들 불안하지 않게 토론들을 해보시는게 어떨지…. 머리띠 매고 주먹질하고 머리깎기 좋아하는 분들마저 불러들여 국가백년대계의 큰 틀을 왜곡시키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안 그래도 불안한 경제요, 국민들이다. 제발 엘리트들 답게 냉정히 큰틀을 보고 국가 대사를 추진해 달라고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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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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