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심통화지표가 흔들린다/은행신탁·금융제도 개편으로

◎M2·MCT 정책수단기능 상실/일각선 “표지어음 반영 MCTC 채택” 주장도우리나라엔 지금 중심통화지표가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수십년간 신주단지처럼 떠받들던 중심통화지표인 M2(총통화)는 지난 5월 신탁제도 개편이후 무용지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새롭게 중심통화지표로 선택된 MCT(M2+CD.양도성예금증서+신탁. MONEY TRUST) 마저 최근 CD자금이 대거 MCT에서 제외되는 표지어음(COVER BILL)으로 옮겨가면서 통화정책의 수단으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우선 M2(총통화)는 지난해 5월 은행신탁제도 개편으로 인해 중심통화지표로서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 지난해 5월 1백80조원에 가까운 금전신탁 자금이 대거 M2에 포함되면서 전년대ql 증가율이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 전년동기와의 비교가 불가능한 M2는 의미를 상실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새롭게 선택된 통화지표가 바로 MCT다. M2에 금전신탁과 CD를 포함한 이 지표는 한동안 유용한 지표로 각광받았지만 지난 2월 금융제도 개편으로 기능이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 2월 한은은 CD에 2.0%의 지급준비금을 부과했다. 자연히 수익률이 떨어졌고 자금은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으로 옮겨갔다. 이에 따라 2월부터 발행한도가 자유화된 은행의 표지어음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올들어 4월까지 표지어음 잔액 증가액은 6조4천억원. 4월말현재 잔액 12조4천억원의 절반 이상이 올들어 4개월동안 늘어난 셈이다. 한은은 지난 4월중 MCT증가율을 16.6%로 발표했지만 표지어음까지 감안한 증가율은 18.5%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화량의 변동과 관계없이 자금이 금융상품사이를 오간 결과이며 그에 따른 통화지표간 격차는 2%포인트에 달했다. 한은은 현재 MCT증가율보다는 MCT에 표지어음을 합한 증가율에 무게중심을 두고있다. 실제 통화전략도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MCT가 아니라 MCT에 표지어음을 포괄하는 MCTC(MCT+COVER BILL)에 두고있다. 한은은 5월중 통화증가율을 MCT기준으로 16%대에서 운용하겠다고 했지만 속마음은 「MCT에 표지어음을 합한 지표의 증가율을 18%대에서 운용하겠다」는 것.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금융계 일부에선 『그럴바엔 MCT대신 MCTC를 중심통화지표로 삼아야한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실을 반영하는 지표를 채택, 시장참여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한은의 입장은 단호하다. 상황이 바뀔 때 마다 중심통화지표를 바꿀 수는 없다고한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시중은행들이 금융채를 발행할 경우 금융채로 옮겨가는 자금은 M2에서도, MCT에서도 잡히지 않게된다. 그때 가서 또 다시 새로운 지표를 만들라는 요구가 쏟아질 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손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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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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