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여유자금 어디다 쓰나

제조업은 "설비투자"… 서비스업 "빚갚겠다"


‘제조업은 공격투자, 서비스업은 내실경영.’ 이번 설문조사 결과 기업들은 대부분 내년 경기전망을 밝게 보고 여유자금을 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의 쓴맛 때문에 이익을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왔던 방어적 입장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업종별로는 여유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제조업체들이 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쪽에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나선 반면 서비스업체들은 재무구조를 안정시키는 데 돈을 쓰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유자금을 가장 먼저 어디에 쓸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투자(R&D 및 신규 설비투자)라고 답한 56명의 최고경영자(CEO) 중 73.2%(41명)가 제조업종에 몸담고 있었다. 이들 41명의 투자방향도 주력분야에 따라 다소 다른 경향을 보였다. 정보통신이나 생명공학 등 신수종 분야의 경영인들은 주로 연구개발(R&D) 분야를 최우선 투자처로 꼽고 있지만 자동차 및 철강 등 전통적인 주력업종에 몸담고 있는 경영인들은 주로 신규 설비투자를 가장 중시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여유자금을 부채해소에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25명의 CEO 중 68%(17명)는 유통 등 서비스업종의 경영인들이었다. 이들은 주로 여유자금으로 빚을 갚아 이자비용을 낮추고 부채비율 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처럼 업종별로 자금 투입대상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것은 내수와 수출 전망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산기지의 글로벌화로 전세계에 제조창을 마련한 제조업체들의 경우 올해 해외경기 호조를 예측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내수 의존도가 높은 서비스업체들은 국내경기 호전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국내 경기가 이미 회복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하면서도 그 회복속도는 다소 더디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며 “수출 위주인 제조업체들과 달리 내수 위주인 서비스업체들이 재무안정에 치중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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