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왕년의 챔피언들 "다시 Q스쿨부터"

PGA 투어 상금랭킹 125위 못 들면 누구라도 Q스쿨로 강등…왕년의 세계 랭킹 1위 듀발, 한국 차세대 스타 노승열 등도 ‘시험중’

힘겨운 입시철을 보내고 있는 한국의 수험생들처럼 미국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수험생들이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PGA 투어는 전 세계 고수들이 집합한 ‘꿈의 무대’. 대학으로 치면 일류 중에서도 초일류다. 초일류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퀄리파잉(Q) 스쿨이라는 고난의 행군이 필수다. 하지만 Q스쿨을 통과해 PGA 투어에 진입하더라도 그 해 상금랭킹 125위 내에 들지 못하면 1년 만에 바로 낙제다. 다시 Q스쿨을 거쳐야 한다. 상금왕을 차지하거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면 5년간, 정규 대회에서 우승하면 2년간 낙제를 면제받지만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현재 전미 6개 코스에서 Q스쿨 2차 예선이 한창이다. 총 450여명이 4라운드 동안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 156명이 최종 예선에 나설 수 있다. 최종 예선은 다음달 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6라운드로 펼쳐지고 25명만이 내년 시즌 PGA 투어를 밟는다. 2차 예선의 출전 명단을 보면 화려한 이름들이 제법 많아 눈길을 끈다. 제 아무리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플레이어라도 한 시즌을 망치면 다시 출발선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냉정한 경쟁 사회의 압축판인 셈이다. 이 가운데 한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데이비드 듀발(40ㆍ미국)이다. 2001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듀발은 올 시즌 상금랭킹 152위에 그쳤다. 한때 타이거 우즈(미국)의 대항마로 골프계를 주름잡았던 듀발이지만 2009년에도 Q스쿨에 나섰다가 낙방했던 아픈 기억이 있어 내년 PGA 투어 재진입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듀발은 17일 캘리포니아주 뮤리에타의 베어 크리크GC에서 끝난 2차 예선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유럽과 아시아 투어에서 활동해온 한국의 차세대 스타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은 4언더파 공동 6위로 선두와 3타차다. 텍사스주 험블의 레드스톤GC에서도 왕년의 메이저 챔피언이 새파란 후배들 사이에서 악전고투 중이다. 2002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즈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던 리치 빔(41ㆍ미국)이 주인공으로 빔은 이후 9년간 우승이 없었고 올 시즌 상금랭킹 207위에 머물러 Q스쿨로 밀려났다. 2라운드까지 성적은 5언더파 139타로 공동 14위. PGA 투어 통산 3승에 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전)과 프레지던츠컵(미국-세계연합 대항전)에도 출전한 적 있는 제프 매거트(47ㆍ미국) 역시 레드스톤GC에 짐을 풀었다. 7언더파 공동 6위로 빔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밖에 ‘장타자’로 이름을 떨치며 PGA 투어 통산 2승을 챙긴 부 위클리(38ㆍ미국), 우즈와 스탠퍼드대 시절 룸메이트로 잘 알려진 ‘인디언 골퍼’ 노타 비게이 3세(39ㆍ미국) 또한 수험생 신분으로 Q스쿨 필드를 부지런히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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