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우리한텐 말한마디도 없이… 도대체 어느나라 외교부냐"

정대협 쉼터 찾은 임성남 차관에 피해 할머니들 거센 항의 쏟아내

임 차관 "후속조치 최선 다할것"

"(일본과 합의)하기 전에 피해자 만나야 할 거 아니에요. 어느 나라 외교부에요." (이용수 할머니)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정대협 쉼터를 찾은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을 향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전날 한일 외교장관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문제 타결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이 할머니는 "당신 누구냐. 미리 알려줘야 할 거 아니냐. 당신네들 할 일이 뭐냐. 당신은 부모 없느냐. 민족의 수난으로 이렇게 고통당하는 우리를 두 번 세 번 죽이려고 하는 거다"라고 부르짖었다.

이날 임 차관과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협상 결과 및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 등을 설명하기 위해 각각 정대협 쉼터와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타결됐다는 말은 당치도 않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아베 신조 총리가 법적으로 기자들 모아놓고 잘못했다고 사죄하고 교과서 내용도 수정해야 할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임 차관은 "아베 총리가 어느 시점에 그렇게(사죄) 할 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럴 기회가 있을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이전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관련 단체와 협의를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왜 소녀상을 들먹거리느냐"면서 "가만히 보니 우리 정부도 옮기고 싶다는 말한다는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 차관은 할머니들의 손을 차례로 잡으며 "왜 사전에 와서 협의 못했느냐 당연한 지적이시고 제 개인적인 마음 같아서는 당연히 와서 하고 싶었는데 교섭이라는 게 상대가 있는 거고(해서 못 왔다)"라고 말했다. 또 "저희 어머니도 할머니들과 나이가 똑같다. 저희 어머니랑 똑같은 위치에 계시다고 생각하고 날마다 고민하고 교섭에 임했다"라며 할머니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임 차관은 또 "오늘 더 야단쳐주시고 이번이 1막의 끝일 수는 있지만 2막의 시작"이라면서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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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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