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분기가 고비될것"…비상경영 돌입

중국 수요 위축에 국내 소비심리도 갈수록 냉각<br>일단 비용절감 주력속 경영목표 수정도 고심


“솔직히 걱정입니다. 고유가는 그렇다 치더라도 최대 수요처인 중국시장마저 올림픽 이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여 문제입니다. 경영목표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올 1ㆍ4분기에 이어 2ㆍ4분기에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의 한 핵심 임원은 7일 사석에서 이같이 고충을 털어놓았다. LG전자의 한 고위 임원도 “소비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며 “하반기가 최근 몇 년 가운데 중요한 고비처가 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력시장을 살펴봐도 상황이 만만찮다. 중국은 올림픽 이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북미시장도 경기둔화로 급속하게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환율효과를 기대한다지만 운송료 부담은 급증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하반기에 큰 폭의 매출 차질이 생길 수 있다(삼성전자의 한 핵심 관계자)”는 우려감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주력품목 빠르게 위축=삼성ㆍLG의 주력사들은 상반기에 ‘대단한’ 성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1ㆍ4분기 17조2,000억원에 이어 2ㆍ4분기에도 18조원대의 매출이 확실시된다. 2ㆍ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조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LG는 주력 3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ㆍLG화학이 나란히 사상 최고의 실적을 견인했다. 이 정도 실적이면 시장이 곧바로 반응하기 마련이지만 현실은 뜨뜻미지근하다. 하반기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다. 과거에는 내수와 수출이 상호 보완효과를 냈지만 지금은 동반 위축현상이 확연하다. 상반기 효자 노릇을 했던 휴대폰 수출이 최근 감소세를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반도체도 바닥을 치기는 했지만 좀처럼 상승세로 반전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큰 걱정은 ‘백투스쿨 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점이다. 정보기술(IT) 제품은 통상 8~9월 새 학기 시즌을 맞이하면 특수가 일어나고 이를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수요가 뒷받침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투스쿨 효과에 따른 선주문이 예년 같지 않다”고 귀띔했다. 화학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원재료 가격 급등에도 주력제품의 시황이 버텨줘 좋은 실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하반기에는 사정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화학 계열사의 맏형 격인 삼성토탈의 긴장감은 역력하다. 지난달 하반기 경영계획을 세우면서 유가 150달러, 나프타 톤당 1,300달러 등 보수적인 전망을 토대로 각종 비용절감에 나섰다. LG화학도 고유가로 유화제품 수요가 줄고 가을부터는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물량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보고 면밀한 분석에 들어갔다. ◇‘3ㆍ4분기가 고비다’ 비상경영 돌입=위기감 속에서도 주력사들은 아직은 연초 경영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 18조~20조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ㆍ4분기 8,500억원의 영업이익에서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 5,000억~5,500억원 정도로 크게 줄어들 것(신영증권 분석)으로 보이는 LG전자도 긴장감 속에서도 경영목표의 큰 줄기는 손질하지 않고 있다. 일단은 비용절감으로 극복해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핵심 관계자는 “경영계획에 대한 수정은 아니어도 절약과 절감 등 대응책을 최대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의 비상경영체제다.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이 최근 ‘에너지 비용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에너지 효율화를 직접 이끌고 있는 것도 상황이 녹록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계의 한 고위 임원은 “3ㆍ4분기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시장 위축이 빨라지면 경영목표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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