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본] 50년간 경영스타일 변화 '극과 극'

특히 일본 경제는 50~60년대의 고도성장기부터 90년대 거품(버블) 붕괴의 암흑기까지, 지난 50년간 극과 극에 달하는 부침(浮沈)을 겪어 왔다.「밀어붙이기」식의 대담한 경영 방식이 고도성장기를 주도했다면, 거품이 터진 지난 10년은 진정한 의미의 경영자가 자취를 감춘 시대. 지금은 인터넷망을 통해 시공을 초월한 경영전략을 펼치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孫正義) 사장 같은 스타일이 「경영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주간지인 동양경제(東洋經濟)는 최신호(15일자)에서 과거 일본 재계를 주도해 온 경영방식의 흐름을 짚고 21세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경영자상을 조명했다. ◇고도성장기…「마력(馬力)형 경영자」= 50년대 중반부터 73년 오일쇼크까지 일본 기업들은 막대한 설비투자에 나서 덩치를 부풀렸고, 지금까지 업계를 주무르는 대형 업체들도 잇달아 탄생했다. 이같은 고도 성장에 필요한 것은 단호한 결정력과 과감한 추진력으로 기업을 이끌어갈 「마력(馬力)형 경영자」. 50년대 「재계총리」라고까지 불렸던 도시바(東芝)의 이시자카 다이조(石坂泰三) 사장이나 스미토모(住友)금속공업의 휴가 호사이(日向方齋) 사장, 마쓰시타(松下)전기를 세운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혼다 창립자인 혼다소이치로(本田宗一郞) 등이 이에 속한다. ◇70년대 오일쇼크…「조정형 경영자」=급등하던 경제성장률이 반으로 줄어들면서 안정 성장을 추구한 이 시기에는 심한 경쟁보다는 업계 조정이 필요시됐다. 과당경쟁을 주도한 제철업계에서 합병을 이끌어내 비용절감을 선도한 신일본제철의 이나야마 요시히로(稻山嘉寬)사장, 국민의 지지를 받아가며 재정 재건에 나선 도코 도시오(土光敏夫) 사장 등이 대표격이다. ◇80년대 버블형성기…「버블형 경영자」=「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도코 사장 등의 위기의식은 80년대 중반 이후 거품 발생과 함께 무너졌다. 경상흑자와 엔고, 금융규제 완화 등을 계기로 자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적극적인 재테크에 능한 「버블형」 경영자가 조명을 받은 시기다. 스미토모은행을 업계 수익 1위로 일궈놓은 이소다 이치로(磯田一郞)행장, 취업정보회사인 리쿠르트사 설립자인 에조에 고세이(江副浩正) 사장 등은 한때 재계의 이목을 집중했으나 정부와 정계에 연관된 스캔들을 일으켜 무대에서 사라졌다. ◇2000년 「신세기형 경영자」의 시대로= 버블이 붕괴된 지난 10년간은 일본경제에 있어 「잃어버린 10년」으로 일컬어진다. 과잉설비, 과잉부채 등에 시달리는 경영자들은 과거 경험과 정부에 의존하며 경기회복만을 기다리는 「관료주의」에 빠져들었다. 진정한 의미로는 「경영자 부재」의 시대인 셈이다. 그 와중에 90년대 후반에는 30~40대의 젊은 경영자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대표주자는 소프트뱅크의 孫사장. 孫사장은 대담성과 합리성을 갖춘 차세대 경영자로 이미 21세기를 이끌어갈 경영자로 지목돼 왔다. 孫사장의 경영방식은 다각적인 파트너십 형성 언론을 적극 활용해 주가를 견인하는 「파워포인트 자본주의」 미국의 성공사례를 도입해 역으로 세계로 진출, 수익을 올리는 「타임머신 경영」 스톡옵션 등을 내세운 엘리트 영입 등으로 집약된다. 다른 벤처기업가들도 종래 일본의 대기업들과는 동떨어진 「소프트뱅크식」 경영 스타일을 뒤쫓기 시작, 일본 열도의 기업들에게 일대 변혁이 몰아치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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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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