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창립 10주년 맞은 본엔젤스 강석흔 대표, 해외 스타트업 발굴·후배 양성… 'VC 맏형' 역할 해야죠

본엔젤스_강석흔_대표

O2O·핀테크 등 투자 쏠림 극복… 일본·동남아 기반 스타트업에도 투자

글로벌화 위한 네트워크 구축 지원

컴투스 등 성공신화 쓴 벤처기업인 파트너로 합류… 비정형적 평가 효율↑

100% 민간 투자자로 새 펀드 출범… '가지 않은 길' 도전 자생력 강화할 것


벤처캐피털(VC) 업계의 맏형 본엔젤스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벤처생태계 성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VC의 자생력 강화가 화두인 현재 본엔젤스는 VC 중 유일하게 민간 투자자(LP)로만 구성된 펀드를 새로 출범하며 신산업 투자와 해외 스타트업 발굴 등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본엔젤스에서 투자를 받아 성공적으로 자금을 회수한 경험을 가진 창업가들이 본엔젤스의 파트너로 직접 참여해 후배 양성에 나서는 업계 선순환 모델도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지난달 31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강석흔(사진) 본엔젤스 대표는 "초기 VC 모델을 선도해 온 회사로서 창립 10주년을 맞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욱 강해지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올해는 새로운 지도체제를 맞이한 만큼 기존 VC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신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해외 스타트업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VC들이 020, 핀테크 등 특정 유망 업종에만 지나치게 몰린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에 본엔젤스는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일본과 동남아 기반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와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강 대표는 "어느덧 출범 10주년을 맞아 본엔젤스 투자기업 출신의 창업가들이 합심해 후배 양성에 함께 나서는 선순환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며 "과거보다 늘어난 파트너들이 각자 갖고 있는 네트워크와 창업 경험이 각양각색인 만큼 투자 기업들에게 지금보다 더 풍부한 경험 전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모바일 게임 시대를 최초로 열며 증시상장(IPO)에 성공한 컴투스의 창업자인 박지영 전 대표를 비롯해 KT가 450억원의 가격으로 인수한 동영상검색기술 업체 앤써즈의 김길연 대표, SK플래닛과 카카오그룹에 매각 경험이 있는 매드스마트의 김창하 대표, 씽크리얼즈의 전태연 대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 온 이들이 본엔젤스에 투자자로 합류됐다. 투자사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금융지원을 위해 비정상회담 방송 출연 등으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마크테토도 파트너로 참여한다.

강 대표는 "경험상 초기 기업 투자는 창업가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지원을 해줄 수 있는 투자자가 필요하다"며 "신규 파트너들은 창업 분야도 다양하고 개발자 등 네트워크도 특성화돼 있어 투자는 물론 실질적인 인큐베이팅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파트너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투자경험을 가진 만큼 이들의 역할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리베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게 포부다.

그는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업의 투자와 다르게 초기기업 투자는 대표의 자질과 팀원 구성 등 비정형적인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며 "파트너마다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다른 만큼 이들의 독창적인 시각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조율과 지원에 앞장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엔젤스는 최근 1호 펀드보다 150% 이상 커진 305억원 규모의 '본엔젤스페이스메이커펀드'를 출범시켰다.

그는 "모태펀드가 11년만에 예산을 삭감한다는 방침 하나에도 상당수 VC들이 충격을 받을 정도로 아직까지 자생력이 부족한 게 VC의 현주소"라며 "본엔젤스는 1호펀드보다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가 오히려 늘어난 상황인 만큼 자부심도 크고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간 투자자들의 투자가 활성화된 것은 본엔젤스가 초기 VC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2006년 첫 선을 보인 본엔젤스는 지금까지 인수합병(M&A)을 통해 7개 스타트업에서 투자금을 회수했다.

스타트업 투자의 경우 투자금 회수까지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아울러 2010년에 시작한 2기 펀드는 20개 투자사 중 17개 기업이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벤처업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여겨지는 강 대표는 '투자할만한 괜찮은 창업가와 스타트업이 없다'는 일부 VC업계의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지금은 200여명의 직원 규모를 거느린 배달의 민족 역시 제일 처음에 투자를 했을 때는 이렇다 할 학벌도 없고 직장 경력도 없는 직원 2명이 시작한 회사였다"며 "화려한 스펙이 아니더라도 창업을 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젊은 친구들이 늘어나는 것은 명확한 만큼 이럴수록 초기 VC들의 발굴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의 인수는 여전히 주춤하지만 최근 중국 등 해외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활발해짐에 따라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현지 진출과 해외 엑시트(Exit)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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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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