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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새해 초부터 공격적으로 신차 출시에 나선다. 지난달 말로 개별소비세 인하 기간이 종료되면서 새해 들어 판매량이 급감하는 '세금절벽(tax cliff)'이 예상되는 만큼 신차 출시와 판촉 강화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판매하지 않던 새로운 차량을 내놓는가 하면 최고 100만원 수준의 프로모션 혜택을 내걸고 고객 마음 잡기에 나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해마다 1월은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4년 1월 판매량은 10만7,150대로 당해연도 월 평균(12만1,991대)보다 13%가량 적었다. 완성차 업체들은 연말에 각종 프로모션 혜택을 집중해 판매를 늘린다. 반면 1월에는 신정연휴 등으로 영업일수가 적고 각종 프로모션이 축소돼 판매가 줄어든다. 올해는 개소세 인하 혜택까지 종료돼 판매 감소폭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과거 개소세 인하가 종료된 직후인 이듬해 1월 판매량은 전달보다 20~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절벽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성차 업체들은 개소세 인하 혜택 여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신차를 출시해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을 1월 중 선보인다. 아이오닉은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던 새로운 차종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부터 출시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이 "프리우스를 능가하는 최고 연비의 차"라고 밝힌 만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경쟁 모델보다 넓은 실내와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하이브리드차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각오다.
기아차는 25일께 'K7'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6년 만에 선보이는 2세대 모델로 삼성 임원진이 가장 많이 선택한 차라는 유명세를 이미 탔다. 아슬란·그랜저·임팔라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준대형 시장에서 새로운 흐름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아차는 이외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을 2월께 선보일 계획이다. 8년 만에 새 모델이 나오는 모하비는 V6 3ℓ 엔진을 적용했고 실내 디자인도 대폭 개선했다. 후륜구동 프레임 보디 방식으로 견고한 SUV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2008년 출시 이후 2015년에 처음으로 월평균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선 만큼 연초 기아차 판매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3월 출시 예정인 준대형 세단 '탈리스만(SM6)'을 1월 중순께 사전 공개하면서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 13일로 예정된 미디어 행사에서 차명과 디자인 등이 공개된다. 탈리스만은 중형 세단 'SM5'와 대형 세단 'SM7' 사이의 크기로 가솔린 모델부터 투입된다. 가격은 현대차 그랜저와 동급 수입차를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탈리스만 출시는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며 내수 점유율 회복을 위한 전략 차종임을 강조한 바 있다.
쌍용자동차는 새해 첫 영업일인 4일 기존 SUV 차종의 새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티볼리'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내수판매가 크게 증가했던 쌍용차는 신차 출시와 함께 판촉을 강화해 흐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1월 구매조건을 통해 고객들이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1·4분기 신차 출시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한국GM은 '스파크' 등 주요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연초부터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나선다. 특히 '쉐보레와 함께하는 새해 새 출발 캠페인'을 통해 입학이나 결혼·출산·입사 등 새 출발하는 고객에게 추가 20만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종료로 연초부터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급격한 판매감소를 막기 위해 연초부터 신차 출시와 판촉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