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파격행보…中 "美우선" 불만 달래기

경호 어려움 불구 막판 결단 "양국 신뢰관계 상징적 사건"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을 둘러보며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베이징=손용석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쓰촨성(四川省) 대지진 피해현장을 전격 방문한다. 중국정부 공식발표를 보더라도 사망자와 실종자가 9만여명에 육박하는 대참사를 겪은 쓰촨 지역의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피해지역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행보다. 또 이번 방중 기간 중 한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맺은 만큼 그 위치에 걸맞게 이웃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지진피해 현장을 방문해 중국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재난을 극복하는 일에 우리 정부와 국민도 적극 동참할 계획임을 밝힐 계획"이라며 "이번 대지진 피해 현장 방문은 양국 정부 및 국민 간의 우호와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쓰촨성 방문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전격 수용함으로써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중국 방문 첫날인 지난 27일 후 주석과의 단독 정상회담 때 "좋은 일이나, 어려운 일이나 함께 하는 것이 친구"라면서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함께 대지진 재난현장 방문 의사를 깜짝 전달했고 이에 대해 후 주석은 놀라면서도 "감사하다. 준비를 지시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에서부터 '여건이 된다면 중국 방문 때 지진 피해지역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직접 위로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으나 경호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반대의견도 제기됐으나 이 대통령이 막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달리 중국 측의 제안 수용 여부는 미지수였으나 후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선뜻 받아들이면서 결정됐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22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에 설치된 조문소를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한 데 이어 중국 방문 이후에도 줄곧 애도와 복구지원의 뜻을 피력해 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뒤 트랩을 내려오기 전 영접 나온 환영객들을 위해 손을 흔들지 않았다. 외국 순방 시 보통 대통령이 트랩 위에서 손을 한번 흔들고 내려오는 것이 관례지만 중국 측의 지진피해를 감안, 일부러 손을 흔들지 않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은 물론 완지페이(萬季飛)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을 포함한 경제계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쓰촨성 문제를 시작으로 대화를 풀어나가 중국 측의 '마음'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쓰촨성을 방문하기로 한 것도 그렇고, 중국 측이 이를 허용한 것도 그렇고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번 지진 재난현장 방문은 양국 간의 탄탄한 신뢰를 의미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지진 피해현장 방문이 '새 정부가 대미관계를 최우선시하면서 중국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중국 측의 불만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쓰촨성 방문은 양국 민간차원의 교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행 경제인들은 "이 대통령의 지진피해 현장 방문이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적극 환영의 뜻을 표시한 데 이어 정부와는 별도로 현장 방문 및 추가 지원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온종훈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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