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따도 도핑테스트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환호하지 말라.' 88년 서울올림픽에서 터져나온 스포츠 사상 최대 약물 파문인 벤 존슨(캐나다)의 금메달 박탈 사건 이후 약물 종목의 오명을 뒤집어 써온 육상이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메달밭 육상에서 전체 46개 종목 중 18개 종목에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가운데 벌써 2명의 우승자가 '따논 금'을 반납하거나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국제 육상계는 고대올림픽 원형 재연 이벤트로 열린 여자 포환던지기 우승자 이리나 코르차넨코(러시아)의 금메달 박탈에 이어 남자 원반던지기 금메달리스트 로베르트 파제카스(헝가리)도 약물검사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발각되자 벌집 쑤셔놓은 분위기다.
국제육상연맹(IAAF)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힘을 모아 '클린 트랙 & 필드'를만들기 위해 의혹 대상자를 올림픽 이전부터 죄다 솎아내는 강경책을 썼지만 초반부터 스캔들이 터져나와 자정 노력이 이미 빛을 바랬다.
또 여자 100m 세계선수권 챔피언 토리 에드워즈(미국)의 발목을 낚아채고 '세기의 커플' 팀 몽고메리-매리언 존스(이상 미국)를 압박하는 등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김을 빼는 '출혈'을 감수하기도 했지만 '스테로이드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선수들은 곳곳에서 적발돼 나오는 양상이다.
대회 개막도 하기 전에 개최국 그리스의 육상 영웅 코스타디노스 케데리스의 약물 스캔들이 터져나와 불길한 조짐이 일더니 투척 종목 선수들이 곧바로 1차 표적이됐다.
현재까지 나온 도핑 불합격자의 명단은 대회 출전권을 박탈당한 에드워즈를 제외하면 모두 유럽 선수들로 러시아와 동구권에 몰려 있다.
만일 '베이에이리어연구소(BALCO)' 스캔들로 일대 홍역을 치른 미국 선수들까지도핑 테스트에 걸려들기 시작한다면 아테네올림픽 육상은 사상 최악의 약물 파문에휩싸일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