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6월 22일] 상장사 순익 100조원 시대의 과제

상장사들의 올해 순익규모가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고 내년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사들의 순익규모가 8조원에 불과했던 지난 2000년과 비교해 10년 새 12배 이상 불어났다. 상장기업 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실적이다.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그만큼 좋아지고 국가경쟁력이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사들의 순익 증가는 2000년 말 1,308개였던 상장회사 수가 5월 말 1,771개로 늘어난 것도 한가지 배경이다. 2000년대 초 10조원 안팎이었던 국내 기업의 순익규모가 2004년 이후 50조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100조원 시대에 들어선 것은 우리 기업들이 외형 증대뿐 아니라 내실 있는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과도한 차입과 선단식 경영의 덩치 키우기 경쟁을 지양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에 의한 전문화, 재무구조 개선 등을 추진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과 집중, 연구개발(R&D) 투자에 따른 기술력 향상, 주주중심의 경영풍토가 자리 잡게 된 것도 수익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ㆍ자동차ㆍ선박ㆍ휴대폰ㆍTVㆍ발광다이오드(LED)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력산업은 이 같은 구조조정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막대한 이윤에 안주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국내 기업들이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고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수익을 바탕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서야 한다. 기술력 제고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이윤을 배당이나 급여보다는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 경영전략이 요구된다. 글로벌 경쟁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 우리나라 8대 수출주력 품목의 기술력이 중국보다 평균 3.9년밖에 앞서 있지 않다는 연구결과는 현재의 이익에 안주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중국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우리와의 기술격차를 좁히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해외 경쟁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합종연횡도 활발해지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는 최선의 방안은 지속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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