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인터넷의 두 얼굴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요즘은 인터넷이라는 단어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듣고 읽고 말한다. 지난 80년만 해도 인터넷이라는 말은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서나 가끔씩 들을 수 있었다. 필자는 데이콤ㆍ전산원에서 국가 정보화 사업에 참여했다. 초창기부터 인터넷 산업에 관여한 사람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인터넷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지금의 현실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 초기에 망(網)간의 연동을 의미했던 인터넷은 이제는 일상생활의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전체 국민의 73%가 활용하는 공공재로서 지식기반 사회의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은 단순 정보전달을 위한 현실세계의 보조수단으로 출발했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또 하나의 생활영역으로 발전한 것이다. 지인(知人)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 대부분의 회사업무가 인터넷과 연계돼 이뤄지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 홈뱅킹, 정보전달, 언론, 민원처리, 세금납부, 홍보ㆍ마케팅, 관광, 게임ㆍ오락, 동아리 모임, 원격진료, 화상회의, 전자정부 등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를 포함한 대부분의 활동이 인터넷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새로운 이용 분야가 창출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은 현실생활을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이제 인터넷은 단순한 네트워크간 연동의 집합체가 아니라 시공의 제약을 넘어 전세계에 걸친 인류문화의 집합체로 사회변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은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유비쿼터스의 시대를 향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터넷이 기술패권이나 변화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인류복지와 번영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연예인 X파일, 인터넷 대란, 음란물의 범람에서 알 수 있듯이 인터넷의 비대면성ㆍ익명성ㆍ범용성ㆍ신속성 등의 특징으로 인한 악영향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 중독, 개인정보 유출, 유해정보 불법유통, 전자상거래 사기 등 정보화 역기능은 부당한 목적으로 기술이 남용될 때 발생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우리가 그만큼 앞서 있다는 증거이기는 하나 인터넷 강국으로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훌륭한 선례를 남기는 것 또한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 우리의 책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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