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선물시장 과열 걱정스럽다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현물시장에서 선물시장으로 대거 몰려들면서 선물시장이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선물거래는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개인의 큰 손해가 우려되고 선물시장의 투기장화는 증시를 왜곡시킨다는 점에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선물거래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지난 3월 42%에서 4월 45.1%, 5월 47.7%로 커진 데 이어 6월 들어 23일 현재 49.6%로 거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늘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이달 들어 현물거래의 7.7배에 이를 정도다. 선물시장이 커지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현물거래의 위험회피 수단이라는 본래의 기능보다는 현물시장을 뒤흔들 만큼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장의 불안정성을 가중시켜 결국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게 만들어 시장기반을 더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물거래 비중이 이렇게 커지면서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이 거의 일상화가 됐다. 이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선물이 프로그램 매매를 자극하고 이에 따라 시장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현물시장이 큰 폭으로 등락하며 요동치는 것을 말하는데 예전에는 선물ㆍ옵션 만기일에나 발생했으나 요즘에는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어지럽다는 이야기다.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선물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방향성 예측으로 수익을 내는 게임이기 때문에 얼마나 일관성을 가지고 시장의 방향성을 주도해 나가느야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예측 및 분석능력과 매매기법ㆍ정보력ㆍ자금력 등이 필수적인데 개인들이 이런 면에서 외국인이나 기관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물론 단기간에 원금의 수백~수천배를 벌었다는 신화적 존재가 없는 것은 아니고, 바로 이런 점이 개인들이 선물에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개인들의 경우 대부분 손해를 보는 게 현실이다. 개인들의 선물거래 위험성은 얼마 전 카드사 직원들이 선물투자에 빠져 400억원이 넘는 횡령사고를 냈던 데서 여실히 증명된다. 개인들의 선물투자 러시에는 증권사들의 부추김도 큰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선 영업직원들이 사이버 거래로 수수료가 싼 주식매매 대신 비교적 수수료가 높은 선물투자를 권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객들이야 어찌되든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는 것으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개인들에 의한 선물시장 이상과열은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진정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증권사들의 불법행위와 작전세력들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단속도 필요하다. 아울러 투자자들도 선물투자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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