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경륜·전문성 중시 포석… 참신성은 떨어져

■ 청와대 수석 전면 개편<br>50대 관료 출신 대거 기용으로 안정감 높여<br>호남 2명 안배불구 "영남·서울대출신 압도적" <br>'쇠고기정국' 변화예고속 민심향배는 미지수


경륜·전문성 중시 포석… 참신성은 떨어져 ■ 청와대 수석 전면 개편50대 관료 출신 대거 기용으로 안정감 높여호남 2명 안배불구 "영남·서울대출신 압도적"'쇠고기정국' 변화 예고속 민심 향배는 미지수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이명박 정부'의 2기 청와대 참모진의 진용이 20일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달 이상 지속돼온 '쇠고기 정국'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쇠고기 파동의 1차적 책임이 있는 수석진이 전면 쇄신된데다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 타결로 민심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인선은 고소영(고대ㆍ소망교회ㆍ영남 출신)ㆍ강부자(강남 땅부자)라는 초대 참모진이 받아온 비판에서는 상당히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참신성'면에서는 별다른 감동이 없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번 인선의 승패는 새로 뽑힌 인사들이 쇠고기 문제 등 현안을 얼마큼 잘 수습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 대한 평가는 그 동안 새 정부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민심'이 할 것으로 보인다. ◇관료 출신 대거 기용으로 안정감 높여=청와대 2기 참모진은 50대 관료 출신이 주력부대를 형성하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초대 참모진이 주로 40대와 교수 출신으로 구성돼 있던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새 정부 출범 초 국정 운영의 미숙함을 거울삼아 참신성보다는 경륜과 전문성을 중시한 포석으로 보여진다. 아울러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맹형규 정무수석과 박형준 홍보특보 등이 기용돼 정무기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초대 참모진에 비해 연령대가 높아진 게 우선 눈에 띈다. 수석비서관 7명 가운데 맹형규(62) 정무수석을 제외한 6명이 50대로 유임된 이동관 대변인을 포함하면 7명에 달한다. 이는 40대 4명, 50대와 60대가 각각 2명이었던 초대 참모진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대변인을 포함한 수석비서관들의 평균 연령은 초대 51.9세에서 2기 55.8세로 높아졌다. 신설된 홍보특보에 내정된 박형준 전 의원은 48세로 2진 참모진 가운데 최연소자로 기록됐다. 관료들이 상당수 약진했으나 대통령실장에 정정길 울산대 총장이 기용돼 정무기능 강화라는 취지가 다소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수들이 '후퇴'한 대신 정동기 민정(전 법무부 차관), 김성환 외교안보(외교부 2차관), 박병원 경제(전 재경부 차관), 강윤구 사회정책(전 복지부 차관) 등 관료 출신들이 대거 청와대에 입성했다. 아울러 박재완 국정기획, 맹형규 정무수석과 박형준 홍보특보 등 정치인들도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해 '여의도'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고소영 피했으나 서울대 출신 압도적=출생 지역별로는 서울과 부산ㆍ경남(PK) 출신이 각각 4명씩으로 나타나 다시 특정지역 편중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출신은 맹형규 정무, 정동기 민정, 김성환 외교안보수석과 유임된 이동관 대변인 등이다. 또 정정길 실장과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경남, 박병원 경제수석과 홍보특보에 내정된 박형준 전 의원이 부산 출신이다. 그러나 강윤구 사회정책수석과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은 각각 전남 영광과 전북 김제 출신으로 호남권을 배려하려는 이 대통령의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충청ㆍ강원ㆍ제주 출신은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았다.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정 실장을 비롯해 모두 6명으로 압도적이었으며 고려대 출신이 2명(강윤구ㆍ박형준)으로 그 뒤를 이었고 연세대(맹형규), 한양대(정동기) 등이 각각 1명으로 나타났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 인사는 청와대 내부에서 같이 일하는 인물들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지역이나 학연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초대 참모진에 비해 전문성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여론 반응은 미지수=청와대 인사에 이어 내각개편도 다음주로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쇄신을 통해 국정난맥을 타개하고 새로 출발한다는 각오이지만 이런 구상이 제대로 먹힐지는 미지수다. 전체 10명 가운데 서울과 PK 출신이 각각 4명씩인 데 반해 호남 출신은 2명에 불과하고 충청ㆍ강원권 인사는 전무해 특정지역 편중인사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적지 않다. 여기에다 떠나는 대통령실장과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실장이 비록 '색깔'과 '경력' 면에서는 차이가 크지만 근본적으로는 뿌리가 같은 학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고 앞으로 국정운영에서 일정한 한계를 노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권 일각에서 '학자 대통령실장' 실험이 실패로 끝난 상황에서 똑같은 전철을 밟는 게 과연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청와대 새 참모진의 도덕성이 자칫 또 다른 논란을 제공하면서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검증팀이 아무리 철저히 검증을 했더라도 여론의 추가 검증과정에서 재산 문제 등 새로운 시빗거리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