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12월 1일] 무역 인프라 선진화 닻 올랐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등대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등대의 중요성이 크지 않지만 궂은 날이면 등대는 우리가 가야 할 좌표를 제시함과 동시에 심리적 안정을 되찾게 해준다. 세계 금융위기로 좌초위기에 놓였던 한국호는 수출이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2.7%에 머물렀던 세계시장 점유율이 올해 3%로 확대되는 등 수출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이어 다시 한번 경제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수출이 견실히 성장해 또 다른 위기가 오더라도 우리 경제의 나아갈 좌표가 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무역 인프라의 체질을 더욱 강화해야 할 때다. 전문인력·전자무역 보강 총력 무역 인프라란 수출금융ㆍ전문인력ㆍ물류 등 수출입업무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기반을 말한다. 무역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많은 돈과 시간이 소요돼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하기 곤란하다. 따라서 대부분 정부가 맡아서 구축해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역 인프라는 지난 1960년대 정부 주도의 수출전략을 추진하면서 조성됐다. 1962년 KOTRA를 설립해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고 1969년부터 수출보험제도를 실시했다. 1980년대 들어서는 대외무역법을 제정해 도로ㆍ항만ㆍ전시시설을 확충하고 청년무역인력을 양성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에는 수출기업에 대한 직접지원이 제한됨에 따라 해외공동물류 서비스 제공 등 간접적인 지원 인프라 확충에 주력해왔다. 그간 무역 인프라 조성에 힘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의 노력은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확산, 신흥경제권의 부상 등에 따라 새로운 무역 인프라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를 적기에 필요한 만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신흥국과의 교역량이 급증하고 있으나 이들 국가에 대한 정보와 전문 무역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최근 들어 서비스산업의 수출은 늘고 있는 데 반해 이를 위한 마땅한 수출보험은 갖춰져 있지 않고 전자무역 시스템은 물류ㆍ통관 등 무역 유관 시스템과의 연계 부족으로 원스톱 처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식경제부는 '무역거래기반 조성 5개년 계획'을 마련해 오는 2014년까지 금융, 해외마케팅 지원, 인력, 전자무역, 물류, 전시 인프라 등의 무역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우선 수출보험ㆍ보증 지원역량 강화를 위해 재원을 확충하고 중소 수출기업 맞춤형 수출보험과 녹색산업ㆍ서비스산업 등에 대한 수출보험을 도입할 방침이다. 적극적인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KOTRA 해외지사를 신흥시장 위주로 재편하고 중국ㆍ동남아시아 등을 대상으로 별도의 수출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해외 바이어가 찾아오는 국내 전시회를 육성해 국내에서 수출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보험·보증지원 역량 강화도 무역인력의 경우 지역특화 대학을 선정해 지역전문가를 양성하고 무역 분야로 인력이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 인력매칭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그 밖에 무역ㆍ통관ㆍ물류망이 실시간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전자무역시스템의 개선, FTA 활용 지원센터 운영, 산업과 물류거점 간 연계체계 개선 등으로 무역거래의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무역거래 인프라를 선진화하기 위한 이번 5개년 계획은 세계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시점에서 우리 기업이 신흥시장을 선점하고 주력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발판이 돼줄 것이다. 무역 인프라 확충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함께 노력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2014년 세계 8강의 무역강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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