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대 이론물리학연/신물리이론 규명 앞장(우수연구센터를 찾아서)

◎「액시온」 「나노튜브」 등 독창적 연구/외국학술지에 600여편 발표 우수센터선 최다송희성 이론물리학연구센터 소장(서울대 물리학과)에게는 평생을 같이한 반려자가 둘 있다. 한 사람은 지난 68년 결혼해 살고있는 부인. 다른 하나는 전자만큼 작은 입자들이 갖는 스핀(spin·편극)이라는 고유한 성질이다. 『팽이는 오른쪽, 왼쪽으로 돌거나 멈춘 상태 가운데 하나로 존재합니다. 곧 팽이는 오른쪽, 왼쪽, 멈춤이라는 3가지 스핀 가운데 하나를 갖는 겁니다. 입자도 팽이처럼 각운동량을 갖는데 이것이 스핀입니다. 물론 입자들이 실제로 팽이처럼 도는 것은 아닙니다.』 송교수가 스핀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60년대초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부터. 이때부터 송교수는 30년이 넘게 스핀 하나만을 쫓아왔다. 『스핀은 전자를 비롯해 지난 80, 90년대 각광받은 쿼크와 같은,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를 규명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당구공이 서로 부딪히거나 벽을 맞고 나올 때 공의 회전방향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굴러가는 것처럼 입자가 부딪칠 때도 스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론물리학연구센터가 우수연구센터로 지정된 것은 지난 90년. 이때 모두 13개 센터가 우수센터로 선정됐다. 송교수는 『지난해까지 13개 연구센터중 우리 연구센터가 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수록된 외국학술지에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힌다. 올해까지 실린 논문은 6백여편이 넘는다. 특히 이 연구센터의 김진의교수는 「액시온」(axion) 이론으로 제 1회 한국과학상과 호암상을 받았으며 세계적인 입자물리학자로도 평가받고 있다. 김교수는 SCI에 실린 외국학술지에 지난 15년동안 80여편의 논문을 실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실은 과학자다. 그는 지난 79년 양자색소역학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던 「CP대칭성」이라는 문제거리를 「아주 가벼운 액시온」이라는 입자를 도입해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 이 액시온 이론은 지금까지 국제 학술지에 2백번 이상 인용될 정도로 입자 물리학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초끈, 초대칭 이론 등 첨단 이론에서도 액시온의 존재가 부각되고 있으며, 처음 우주가 생성된 배경을 설명하는데 원용되기도 한다. 송교수는 『아직 액시온의 존재가 실험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미국 등 외국 학자들이 경쟁적으로 액시온을 찾고 있다』며 『만일 액시온이 발견되면 노벨상 수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 센터의 임지순 교수는 「나노튜브」(nanotube)라 불리는 가늘고 긴 관 모양의 탄소 초미세 구조의 전자적인 성질을 규명하는데 성공해 이 신물질이 초미세 반도체 소자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송교수는 『남이 한 연구를 따라하는 것은 쉽지만 김교수나 임교수처럼 독창적인 연구를 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며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것을 연구해서 한국에서도 새로운 물리이론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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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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