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명품, 대중화? 과소비 조장?

홈쇼핑 방송 편성 늘리고…할인점까지 판매 나서<br>"역기능 우려" 목소리에 업계 "경기회복 영향"


"명품이 낮은 곳으로 '강림'하고 있다."

할인점이 샤넬ㆍ프라다 등 명품 판매에 나서는가 하면 홈쇼핑 업체들도 명품 판매방송 편성을 확대하고 나섰다. 백화점과 로드숍에서만 판매되던 명품이 대중적 유통채널인 할인점과 홈쇼핑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회복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과 "업계가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상품을 앞세운 박리다매 유통의 상징인 홈쇼핑 업체들이 명품 판매시간을 앞다퉈 늘리고 있다. 지난해 총 5번의 명품 방송을 내보낸 CJ오쇼핑의 경우 올해는 다섯 배 이상 늘린 총 28차례를 편성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올해 상반기 10번의 명품 방송에서 발렌시아가ㆍ구찌ㆍ버버리 등 백과 구찌ㆍ디올ㆍ아이그너ㆍ페루지아 등의 시계를 판매해 5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예상 밖의 호조에 따라 CJ오쇼핑은 올 하반기 명품 방송을 18회로 늘리고 페라가모와 프라다 등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기로 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월 4차례 명품 방송을 편성했지만 올해는 월 8회로 2배 이상 방송횟수를 늘렸다. 월 2회 명품 방송을 편성하고 있는 GS샵도 온라인몰을 통해 명품 판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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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에 이어 할인점도 명품 판매에 가세했다.

홈플러스는 명품수입 업체 '오르루체코리아'와 손잡고 4일 서울 잠실점에 '오르루체 명품관'을 개장했다. 할인점에 명품 브랜드 매장이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9㎡ 규모의 이 매장은 프라다와 샤넬ㆍ구찌ㆍ페라가모ㆍ펜디ㆍ크리스챤디올ㆍ버버리 등 17개 브랜드, 총 300여종의 상품으로 구색을 갖췄다. 판매가는 동일 제품의 경우 시중 백화점보다 평균 30% 저렴하다는 게 홈플러스의 설명이다. 백화점에서 460만원대인 샤넬 빈티지 2.55백은 380만원, 300만원대인 크리스챤디올 다이아나백은 홈플러스에서 24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오는 9월까지 일산 킨텍스점과 부천 상동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매장을 차례로 열고 내년에는 명품관을 1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유통 전문가들과 업계에서는 명품이 할인점과 홈쇼핑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한 것을 두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승창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국내에서는 명품 선호도가 너무 높고 일반화돼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과소비를 부추기는 요인이며 이에 따른 역기능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경기가 회복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명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할인점이나 온라인몰이 유통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들 업체가 명품을 판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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