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0월 5일] 인공위성의 경제학

"우리는 세탁도 자동 기계로 하고 집안의 냉난방도 자동 조절할 수 있으며 자동차에도 냉방시설이 가능합니다."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말을 마치자마자 "우리는 최초로 인간을 우주궤도에 보내는 보스토크호를 성공했고 최초로 여성우주인을 성공했고 최초로 인간우주유영에 성공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성공을 내가 집권하는 1년 동안 모두 이뤄냈습니다"라고 소련의 흐루시초프 공산당서기장이 열변을 토해냈다. 지난 1959년에 있었던 유명한 미ㆍ소 간 '부엌논쟁'이다.그러다 소련은 경제문제로 망해 해체됐고 미국은 계속 노력해 인간을 최초로 달에 보내는 아폴로프로젝트를 성공했다. 최첨단 장비제작 中企 육성해야 최근에 미국은 3억달러로 추산되는 최첨단 탐색장비를 위성궤도에 쏘아 올리려다 제3단계에서 페어링 분리에 실패해 인건비와 연구비를 제외한 직접 소요경비만 약 8억달러를 허공에 날려버렸다. 이것은 우리나라 나로호 이야기가 아니고 2월24일 미 공군 반덴버그기지에서 쏘아 올린 NASA의 이산화탄소탐색위성의 실패담이다. 제대로 궤도에 진입했으면 지구전체의 이산화탄소(CO2) 분포는 물론이고 그 출처와 흡수처를 매시간 양적으로 기록하는 엄청난 자료를 가질 수 있었다. 골프를 위성발사에 비교한다면 제1차 발사체는 그린에서 장거리 드라이브를 치는 것과 흡사하고 제2차 발사체는 아이언샷으로 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정확한 방향으로 쳐 그린에 올려놓는 것이고 제3 발사체는 퍼팅과 마찬가지로 약하지만 정밀한 힘과 방향으로 홀인시키는 것이다. 페어링은 정교한 관측기계나 통신설비를 궤도에 오를 때까지 보호하면서 날아가다가 무중력 무유체 역학적인 위성궤도에 오르면 마치 조개껍질이 입을 벌리듯 아래 위의 보호구조물이 동시에 떨어져야 한다. 1950년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위성부터 오늘날까지 수없이 많은 위성을 날렸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페어링 작동방법을 못 찾고 있다. 페어링은 마치 F-15, F-16 같은 초음속전투기의 뾰족한 기체 앞 부분처럼 생겼고 대기권의 마찰열에서 그 속의 장비를 보호할 수 있는 특수합금을 사용하고 있으나 각국에서는 철저히 기밀로 관리하고 있다. 포스코 등에서 이 분야의 세계 최고 연구성과가 기대된다. 물리학의 원운동이론은 지구가 자전하면 마찬가지로 그 자전속도에 비례해 원심력이 생기고 이 원심력과 지구의 중력이 합치되는 높이가 페어링이 떨어지는 고도가 돼야 한다. 그 고도는 달의 궤적과 같이 커다란 타원형이므로 지구표면으로부터 200㎞에서 900㎞까지 타원의 반경과 비례한다. 그 고도에서는 지구중력이 거의 없지만 초속 7㎞나 되는 엄청난 속도로 돌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의 발사체는 페어링을 분리시키는 것과 동시에 싣고 온 장비를 밀어주듯 가속도를 내줘야 한다. 골프처럼 아무리 센 드라이브 샷을 날렸어도 마지막 퍼팅에서 실패하면 그 홀을 망치는 것과 같다. NASA의 경우 위성발사의 기본시방서와 설계자료만 상세하게 제시해놓고 그 외의 각종 부품은 전문업체로부터 책임납품을 받도록 구매계약을 하게 돼 있다. 반덴버그기지의 발사위성은 텍사스주 덜레스에 있는 '오비털 사이언스(ORBITAL SCIENCE)'사에서 납품한 것이다. 우리도 이런 최첨단 연구장비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을 더욱 육성해 세계 시장에 나가야 한다. 또 항공우주연구소와 정부에서는 국가 예산규모와 목적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 체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시스템 공학을 연구 활용할 시점이 됐다. 수많은 부품을 우리가 다 만든다는 것은 우리 규모의 국가재정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옛 소련이 망한 이유 중 하나로 ICBM등 장거리미사일개발에 국력을 과도하게 소모한 것이 꼽힌다. 어려워도 우주개발 투자 지속을 이명박 정부가 녹색혁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투자단계이고 4대강 개발, 일자리 창출 등으로 빠듯한 재정으로 우주산업 투자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투자 규모와 종별선택 등에 관해 납세자들에게 설명해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야기될 국방비의 조정 및 외교문제도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위대한 진취를 성공시킨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도 케네디 대통령의 확고한 집념과 국민들의 지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우주개발 투자는 지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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