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전강후약 장세, 당분간 약세권 불가피

주식시장의 반등 시도가 번번히 무산되고 있다. 최근 조정장세가 이어지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종합주가지수는 답답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등에 나설 에너지가 부족하고 반등을 이끌 재료도, 주도세력도 보이지 않는다. 26일 증시도 이 같은 모습을 반복했다. 전일 미국 증시가 엿새 만에 반등에 성공한데다 외국인들도 나흘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종합주가지수는 장 초반 870선을 넘어서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오후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프로그램 매물을 중심으로 한 기관 매물이 쏟아지고 대형주들의 상승탄력이 둔화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하락세로 반전, 결국 2.01포인트(0.23%) 내린 864.86포인트로 마감했다. 전형적인 `전강후약`의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전강후약 장세는 시장 에너지가 약화되는 약세장에서 자주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번번히 반등에 실패하는 이유로 미국 증시와 환율의 불안한 움직임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시장 주도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카드 관련 추가부담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최근의 지지부진한 조정장세가 다음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장 에너지 부족을 보여주는 전강후약 장세=최근 전강후약의 모습을 자주 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의 에너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간 지수가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매수세력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나흘 만에 매수세로 돌아섰으나 그 규모는 842억원으로 이전 상승장에서의 일평균 순매수 규모 1,500억원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주식을 들고 하루 밤을 넘기기를 꺼려하는 보수적 투자심리도 전강후약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9월이후 나타난 여섯 차례의 조정은 예외없이 V자형 패턴의 반등이 나타나며 막을 내렸지만 아직 이 같은 모습이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V자형 반등이 확인될 때까지 보수적인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매도속 카드사 부담 재부각=이번 조정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의 주도주 복귀 여부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000원(0.19%) 오른 52만6,000원에 마감했지만 외국인들은 1만9,000주(104억원)의 매도우위로 나흘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특히 삼성카드 관련 추가부담 문제가 다시 불거진 점이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날 JP모건증권은 삼성카드가 이미 1조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했지만 보수적인 기준 아래 자산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조2,000억원의 신규자금이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에는 7% 이상의 하락압력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뛰어난 실적이 삼성카드 관련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마다 매수에 나서는 전략을 권고했다. ◇3월 증시도 횡보장세 이어질 듯=최근 번번히 반등이 무산된 시장 분위기는 3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증권은 3월 증시는 2월에 이은 휴식기의 성격과 해외증시 동향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830~920포인트의 횡보국면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보기술(IT)주의 부진과 국내 증시에서 소재ㆍ산업재 업종의 부진은 3월 증시의 부담스러운 요인”이라며 “다만 기업이익 모멘텀이라는 재료로 인해 큰 폭의 조정 가능성도 크지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3월 증시는 5개월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상승탄력이 둔화되며 혼조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830~890선의 박스권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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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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