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목되는 환율의 추세적 하락 전망

아시아 지역 통화가 앞으로 2~3년간 20%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의 보도는 수출기업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AWSJ는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아시아 지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이들 지역 통화가 남미나 다른 지역에 비해 덜 오른 점 등을 들어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통화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환율이 이미 10년래 최고치로 뛰어 걱정이 태산인데 앞으로도 20%나 더 떨어진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걱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환율 대응은 낙관적이고 다소 안이하다는 느낌을 준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엊그제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002년 이후 원화 값이 충분히 절상(환율하락)됐고 경상수지도 균형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달러화가 약세로만 간다는 인식은 불식돼야 한다”며 원화강세ㆍ달러약세 기조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임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원화강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통화가 강세를 띨 것이라는 외환 전문가들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조차 “달러패권시대는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달러약세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제외환시장에서 모두들 달러를 던지는데 우리만 움켜쥐고 있다면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 더구나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중국 위안화까지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수출기업들로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인데, 문제는 위안화ㆍ달러 환율의 하락폭보다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원화가 위안화보다 더 고평가됐다는 얘기다. 원ㆍ달러 하락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의 수출이 늘었던 것은 중국의 수입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위안화에 비해 원화가 더 뛴다면 중국효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달러약세로 국제외환시장이 격랑에 휘말려가고 있는 만큼 환율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운용에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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