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투신권 매도공세 '주춤'

투신권은 지난 11일 거래일수 기준으로 14일만에 1,20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데 이어 옵션만기일을 하루앞둔 12일에는 순매도 폭을 290억원에 묶었다.증권업계는 이날 1,5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감안하면 사실상 투신권은 매수우위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투신권은 후장 초반에만 해도 2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유지했다. 증권업계는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차익거래잔고로 프로그램 매물압력이 커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이 적극적인 매수양상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매매패턴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물론 현재 상태에서 투신권의 매수주체 재부상을 점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6~7월에 설정됐던 주식형 수익증권의 만기도래와 오는 2월8일의 대우채펀드 95% 환매로 투신권은 여전히 유동성 확보에 주안점을 둘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과 7월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는 각각 7조394억원, 10조9,624억원이 증가해 월별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입후 6개월이 경과하면 주식형 수익증권의 경우 수수료없이 환매가 가능하다는 점과 동 기간에 설정된 대부분의 펀드들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환매요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오는 2월 8일의 대우채펀드 95% 환매에 대비하기 위해 3단계 유동성 확보장치를 마련해 두고는 있지만 문제의 당사자인 투신권은 채권과 주식매도로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최근의 투신권 행보를 기조적인 추세전환이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매매패턴의 변화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투신권 매도공세의 원인이 됐던 스폿펀드 물량이 어느정도 정리된데다 최근들어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자산운용에 다소 숨통이 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지난해 12월과 올들어 1월 8일 현재 스폿펀드 감소 규모는 각각 1조951억원과 1조4,489억원인데, 이중 상당부분이 지난해 6월과 7월 설정됐던 스폿펀드의 환매 및 상환용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해 6월과 7월 증가한 스폿펀드 규모는 각각 3,303억원, 2조1,331원 등 2조5,000억원 정도다. 반면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는 올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10일 현재 56조5,530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말의 55조5,597억원에 비해 9,933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지난해 6월, 7월에 설정된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 가능성인데, 정부가 투신권에 10조원의 유동성을 지원키로 하는 등 금융안정대책을 준비해 놓고 있어 특별한 이유가 없이는 환매하지 않는 잠재매물로 남을 공산이 큰 상태다. 특히 지난해 8월과 9월에는 주식형펀드의 증가분이 적어 이번 달만 지나면 투신권의 환매압력은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투신권의 한 관계자는『주식형 수익증권 만기도래, 대우채펀드 95% 환매, 그리고 시중금리 상승 등 불안한 요인이 상존함에도 투신권이 매도규모를 대폭 줄였다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라면서『투신권이 당분간 매수주체로 본격 전환하기는 힘들어도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는 현상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관련기사



정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