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부문 주제] '치유와 회복(Healing & Restoration of a Situation)'

황폐해진 도시 치유통해 기능 회복

▲계획건축물 부문 심사위원들이 1차 심사과정에서 참가자들이 제출한 작품 계획안을 살펴보고 있다.


▲이각표 심사위원장

치유란 치료해 병을 낫게 하는 것이며 회복은 한번 상실한 것을 되찾는 것이다. 이는 어떤 장소가 상실한 장소성이나 역사성, 그리고 본디 부여 받은 기능을 잃고 버려져 있거나 역기능을 하고 있는 것을 공간 환경의 리모델링 또는 치환을 통해 치유한 뒤 그 기능을 회복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 지역, 그 사회, 그 도시에서 새로운 활력과 경쟁력을 지닌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건축 환경은 거주자가 건전한 삶을 영위하고 건축 문화를 증진한다는 목표를 충족하면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지역이나 도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과거 우리의 도시를 살펴보면 자연환경이나 주변과 소통하며 쌓아 올린 인문 사회적 요소, 또는 역사성과 무관한 기능을 가진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 그 지역의 사회·경제·정치, 그리고 산업적 변화에 따라 이제는 지역에 부담이 되는 존재가 되고 그 기능이 폐기되기 직전에 놓인 도시공간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이렇게 황폐해진 도시공간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그 장소가 속한 지역이 건강하게 숨 쉬고 미래를 준비하는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발돋움할 수 없다. 치유를 하기 위해서는 증상을 알아야 한다. 그장소의 기능이 변화된 상황을 이해하기위해 그 장소는 물론 그 장소가 속한 지역의 경제·사회·정치·환경·문화적 여건을 분석해 장소가 가진 문제점을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옳은 처방으로 참된 되살리기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해당 지역에서 그 장소가 지니고 있을수도 있는 과거의 중요한 요소들에 대해 현재와의 단절 여부를 확인해 치유대상으로 할 것인지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때 그 지역의 미래 목표와 그 장소의 배경, 그리고 잠재력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안을 추구하는데 반드시 잊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다. 건축기본법에서도 나타나듯이 선택한 장소에 생명력을 다시 불어넣는 처방이라고 해서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무시해서는 곤란하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변화를수용하며 지역발전의 토대가 되는 공간환경,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고 미래세대에 계승될 삶의 공간을 창조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인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왜 만들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현황에 대한 문제의식과 개념설정, 전개과정과 대안제시에 있어서 지역의 특색이 녹아있어야 한다. 또한 그 장소가 지역의 활력과 경쟁력을 지닌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타당성과 설득력 있는 근거가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반드시 건축적, 도시적, 환경적 해결책을 동반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대안제출자의 독창적이고 참신한 상상력이 구현된 것이어야 한다.
<인터뷰> 계획부문 심사총평 -이각표 심사위원장

"한국 건축계 미래 엿볼수 있어 뿌듯" 지난 1992년처음 시작된 한국건축문화대상은 건축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모전이다. 특히 계획건축물 부문은 오늘 틔운 싹들이 내일 나무와 숲으로 성장해 나갈것이란 희망처럼 역량 있는 예비 건축가를 발굴해 지원하는 한편 작품을 통한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미래의 한국 건축계를 미리 엿볼수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치유와 회복'이라는 공모 주제로 무려 527점이 응모했다. 넓은 심사장을 꽉 채운 작품들을 보는 순간이 많은 작품들을 짧은 심사기간에 제대로 심사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한 바퀴 빙 둘러보는 도중 눈에 띄는 작품들이 다수 보였고 이 작품들이 최종 심사할 때까지는 상당히 수준 높게 출품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심사기간동안 심사위원 6명 모두 응모자 못지않은 정성과 열정으로 세밀하고도 진지하게 심사에 임했다. 1차 심사도중 잠정 탈락된 작품들도 다시 살펴보고 가능성이 발견되면 전체 토론과 전체 동의로 구제한 작품이 여럿 있을정도로 열정으로 가득한 시간들이었다. 1차에 56점, 2차로 32점의 입선작을선정했다. 12점의 최종 작품에 대해서는 응모자들이 직접 설명하고 심사위원들이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사위원들이 한 작품, 한 작품 진지한 토론을 거친 후 심사 기준에 따라 선정 작업을 마쳤다. 깊은 산속을 걸어가듯 힘들고 어려웠지만 오히려 그숲의 신선함이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만든 즐거운 과정이었다. 심사라는 것이 언제나 비슷하지만 공모주제의 해석과 풀이, 작품에 대한 탄탄한 자기 철학적 바탕, 창의성, 완성도, 작품표현 등이 심사위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입선된 작품들은 응모자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큼 상당한 수준이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지역 선정, 도시계획적접근, 환경, 건축물의 외관 등에 공들인 노력에 비해 건축물 자체, 특히 내부공간의 처리가 조금 미흡했던 점이 아쉬웠다. 하나의 건축물이 땅 위에서 생명력을 갖기까지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비롯해 수많은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과 법규, 경제성, 사회성 등 이루다 열거할 수 없는 조건들을 한 용광로에서 융합시키는 제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같은 건축의 특성 중 응모자들이 소화할 수 있는 기초적인 것은 실제 지어지지 않는 작품이라고 해도 실체적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실체적 접근이라는 것은 사실 응모자들이나 주최측 모두 정답을 모르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응모자들은 여러 번 고민하고 노력해서 실체적 접근에 대한 흔적이 작품 속에서 얼굴을 내밀때 더욱 설득력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치열한 열기 속에서 선정된 영예의 수상자들을 축하하며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응모자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한다. 심사기간 동안 진지하고 열성적으로 임해주신 동료 심사위원들과 심사기간 내내 힘든 행정 처리와 궂은 일들을 담당해주신 대한건축사협회 관련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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