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손윤하 부장판사)는 21일 "대표이사 재직 중 한보그룹 계열사에 자금을 불법지원, 피해를 봤다"며 대성목재공업㈜이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의 장남 종근(48)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50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를 판결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던 한보그룹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줄 경우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점이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여신지원 및 자산관리 등을 담당하던 조흥은행과의 협의나 회사 내 이사회 결의 없이 어음을 대여해줘 대성목재에 손해를 끼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성목재는 종근씨가 대표로 있던 지난 96년 8월부터 97년 1월 사이 정 회장의 요청을 받고 한보철강과 ㈜한보ㆍ상아제약 등 한보그룹 계열사들에 수백억원의 어음을 대여해준 뒤 100억원 이상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소송을 냈다.
한편 종근씨는 지난해 11월 한보그룹 계열사에 자금을 불법지원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현재 항소심에 계류 중이다.
최수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