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현 보유외환, 시장 급변동 막기엔 역부족"

현대경제硏 "선제적 확충 나서야"

3,000억달러를 넘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현재의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처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유럽 위기와 외환보유고 점검' 보고서에서 "현행 외환보유액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증권투자자금 유출규모를 고려하면 적정 기준에 크게 미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122억달러(8월 말 기준)로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3개월 수입액+단기외채) 2,848억달러보다 274억달러 많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이 2,642억달러로 적정 규모인 2,791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던 데 비해 상당히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현대연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외환보유액이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위기 당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그해 4ㆍ4분기 300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돼 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 잔액은 5,261억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4,567억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현 국제금융 불안의 진원지인 유럽계 자금이 전체 외국인 투자자금의 29.8%에 달하는 상황이다. 현대연은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돼 유럽 국가 간 국채매입시장의 안정 기능이 상실되면 높아진 신용위험으로 유럽계 자금이 한국시장에서 급격히 이탈할 것"이라며 "현 수준의 외환보유액은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방어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시장의 급변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연은 이어 "정부 차원에서 시장의 심리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강력한 신호를 주는 한편 통화 스와프 확대 등을 통해 선제적인 외환보유액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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