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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력에 경제성 갖춘 '강력한 SUV'
[시승기] 랜드로버 '2013년형 프리랜더2'4가지 주행 모드… 험한 길도 부드럽게전복 방지기술 RSC 적용딱딱한 서스펜션은 아쉬움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랜드로버 브랜드 하면 대부분 최상급 모델인 '레인지로버'나 오프로더의 최강자 '디스커버리'를 먼저 떠올린다. 자동차에 관심 있다면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창시자 '이보크'까지 추가하는 정도다. 하지만 랜드로버에는 이들 모델 외에도 컴팩트 SUV를 표방하는 '프리랜더2'가 있다.
지난해 말 새롭게 출시된 '2013년형 프리랜더2'는 랜드로버 특유의 오프로더 강점에 도심에 적합한 스타일과 편의성, 경제성까지 두루 섭렵했다.
시승한 모델은 디젤 모델인 '2.2 SD4 HSE'였다.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전조등에 시그니쳐 그래픽과 최신 제논 LED 기술을 적용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그릴과 안개등의 베젤은 이전보다 밝은 색으로 마감하는 변화를 줬다. 다른 모델들에 비해 곡선 디자인을 더 추가해 세련미를 더했다. 색상도 에인트리 그린, 하바나, 모리셔스 블루 등 3종이 추가됐다.
차량에 오르면 센터콘솔의 모습이 바뀐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TR)'이 다이얼 방식에서 스위치 형태로 교체됐고, 셔터로 덮인 수납공간은 더욱 넓어졌다. 전체적으로는 남성적인 성향의 투박한 인테리어다. 브랜드 전체적으로 주는 통일성은 있지만 여성들에게 어필할 아기자기한 멋을 찾기는 힘들다. 차량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도심 주행에 나서봤다. 2.2리터 터보 디젤엔진은 최고 190마력을 뿜어낸다. 차량 무게가 2톤에 달하지만 아스팔트 위를 치고 나가는 힘은 더디지 않다.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모델로 볼 수 있는 아우디 Q5 2.0 TDI에 비해 배기량이 조금 높아 그만큼의 출력이 더 나오는 덕분이다.
프리랜더2의 진정한 강점은 험난한 지형에서 나온다. 올 겨울은 유독 눈이 많이 내려 여러 차를 시승해야 하는 입장에서 난감한 적이 잦았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후륜구동 차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4륜구동도 운전할 때 애를 먹었지만 프리랜더2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골목길에서 만난 빙판에서 차가 밀리자 TR을 눈길 주행 모드로 바꿨다. 차를 좀 더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느낌이 들면서 천천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노면이 얼어있는 새벽 출근길에도 좀 더 과감하게 속도를 올릴 수 있을 정도다.
TR은 도로 상황에 맞게 차량 상태를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랜드로버의 특허 기술이다. 일반 주행, 풀-자갈-눈, 진흙, 모래의 4가지 모드로 설정이 가능하다.
고속 주행에서 속도를 높이고 코너링을 해도 차체가 기울거나 쏠리는 것이 덜하다. 일반 SUV의 경우 급커브를 돌 때 기우뚱거리는 경우가 많지만 프리랜더2에는 랜드로버 사상 가장 진보한 전복 방지기술인 RSC가 적용돼 있다. 차량의 상태를 초당 150회 간격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위험한 수준의 롤링 현상이 감지됐을 때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가해 회전 반경을 늘려 전복사고의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장치다.
온ㆍ오프로드 겸용을 표방하지만 랜드로버의 DNA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동급 차량들에 비해 딱딱한 서스펜션은 장거리 주행을 하니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했다.
연비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리터당 도심 10.5km, 고속도로 14.5km, 복합 12.0km로 표시된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프리랜더2의 가격은 2.2 SD4가 6,000만원, 가솔린 모델인 2.0 SI4가 6,210만원이다. 랜드로버 가문의 막내인 프리랜더2는 6,000만원대 초반의 비교적 착한 가격까지 갖추고도 사양면에서는 전혀 손색이 없어 오프로드 활동까지 고려한 이들에게 제 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