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의도 풍속도] "조찬모임 한주 3~4개는 해야 잘 나간다 하죠"

● 의원들 '조찬 정치' 열풍<br>"일정 바빠 일과 전에 만나기 편해" 주로 회의나 공부하는 경우 많아<br>술로 이어지는 저녁모임보다 효율적<br>"아침엔 내 시간을…" 회의적 시각도

21일 오전7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당정청 관계자 40~50여명이 모여 오는 8월 임시국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매머드급' 고위당정회의가 열렸다. 회의준비로 바쁜 참석자들과 취재열기로 뜨거운 기자들 사이에서 또 다른 업무로 바쁜 이들이 있었다. 바로 참석자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었다. 베이글과 수프 등 간단한 메뉴가 준비된 후 조찬을 곁들인 고위당정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치권에는 수많은 조찬모임이 있다. 이날 열린 고위당정회의같이 정부와의 협의를 위한 모임에서부터 의원들끼리의 공부모임, 지역구 인사들과의 모임 등 조찬모임의 목적과 형태도 다양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주일에 조찬모임을 3~4개 정도는 유지해야 '잘나가는 의원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조찬모임은 술로 이어지는 저녁모임에 비해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형식적인 모임에 그칠 경우 시간만 빼앗기게 된다는 단점도 있다. 정치권에 조찬모임이 많은 것은 의원들의 일정이 바빠 공통적으로 비는 시간이 이른 아침밖에 없기 때문이다. 18대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을 포함해 일주일에 평균 3번 정도 조찬모임에 참석하는 김선동 한나라당 의원은 "의원들의 일정이 모두 다르다 보니 일과시간에 의원들끼리 만나는 것은 사실 힘들다"며 "하지만 조찬모임은 일과를 시작하기 전이기 때문에 비교적 잘 유지된다"고 밝혔다. 조찬모임의 장점은 술로 이어지는 회식에 비해 비용이 저렴할 뿐더러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샌드위치와 주스 등을 먹으며 회의를 하는 실용적인 조찬문화가 이미 보편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진영 한나라당 의원은 "(조찬모임에서) 주로 회의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녁모임은 술로 이어지니 공부와 회의를 하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당협위원들과의 모임과 친이계 의원 모임인 민생토론방 등 일주일에 3~4번 정도의 조찬모임에 참석한다. 물론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은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점심ㆍ저녁식사도 매일 밖에서 하는데 일주일에 3번 정도 아침까지 밖에서 먹으면 사실 힘들다"며 "조찬모임에 나가려면 이른 새벽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조찬모임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도 있다.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조찬모임에 간다고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침에는 내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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