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쌍둥이 적자 세계경제 위협”

미국의 적자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상 최고 수준의 재정적자와 과도한 무역 적자 등을 일컫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논란의 주범이다. 급기야 미국이 최대 공여국인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나서 적자 경제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IMF는 7일 미국 재정 현황에 대한 6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가 달러화 하락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와 함께 막대한 대외 부채도 달러화 급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적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게 만들어 달러화 약세를 가져오며 막대한 대외 부채도 미국 자산 가치를 떨어뜨리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의 재정 적자는 지난해 3,74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는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인 5,00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외 부채의 경우, 수년 내에 GDP의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선진국에서 대외 부채가 GDP의 40%에 이르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문제는 그 파장이 세계 경제에까지 미친다는 점이다. IMF는 대외부채 증가가 결국 각국의 금리 인상을 가져와 투자를 줄어들게 하고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달러화의 가치가 현재 추세대로 하락할 경우 유로권 및 일본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운용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찰스 콜린스 서구 담당 부국장은 “유로권과 일본이 더 이상의 평가절상에 맞서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에 한계가 있다”며 “미국의 재정적자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도 이날 미 경제학회(AEA)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은 오랜 기간 상당한 재정적자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며 “대다수 정책 입안자들이 이처럼 장기간에 걸친 막대한 재정적자가 미국의 경제활동에 미칠 장기적인 위협에 둔감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재정적자가 금리인상을 압박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지나친 우려`라는 입장이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이날 재정 적자가 “5년 내에 GDP의 2% 아래”, 즉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또 “5,000억 달러 적자는 전적으로 관리 가능한 액수”라고 강조했다. 재정적자는 경기 침체, 세금감면 정책, 테러와의 전쟁 등으로 급속하게 늘어났으며 민주당은 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내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으로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관련기사



진성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