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민銀-하나금융 격돌, 주가는 '울상'

외환은행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국민은행[060000]과 하나금융지주가 금융권 기업 인수.합병(M&A) 이슈의 핵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정작 주가는 외환은행 인수 부담 우려가 고조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돼 동반 하락 중이다. 14일 오전 11시35분 현재 국민은행[060000]은 1% 가량 하락한 7만3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이틀째 약세다. 하나금융은 전날보다 3.3% 하락한 4만2천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사흘째 하락 중인 하나금융은 이날 개장초 4만1천5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하나금융이 인수 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M&A이슈에 따른 상승 모멘텀을 받기 힘들 것으로 평가했다. ◇하나금융 부담..국민銀 다소 여유 = 전문가들은 외환은행 지분 50~80% 인수시최소 5조~8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외형에서 우세한 국민은행이 하나금융보다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자기자본의 30%까지 출자가 가능한 국민은행의 경우 자기자본이 12조원을 웃돌기 때문에 출자여력은 최대 4조원 수준에 이르고 나머지 자금도 연기금 등을 동원해 무리없이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극단적으로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지 않고 자기자본의 100% 출자가 가능한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자금여력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봤다. 반면 최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자금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심감을 보였지만 시장 내부에선 하나금융의 자금 확보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우선 하나금융은 자기자본이 국민은행의 절반 수준인 6조3천억원 수준에 불과하고 시가총액도 외환은행 9조원대, 하나금융 8조원대 수준이어서 외견상으로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부담스러워 보인다는 것. 또 자기자본의 100% 출자가 가능하지만 지주회사 출범 초기여서 출자여력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상환우선주 발행이나 증자 등의 방안이 고려될 수도 있고 이 경우 주가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더구나 외환은행은 주가가 1년 전 9천원 수준에서 1만4천원대로 배 가까이 상승한 데다 지난해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또 국민은행이 가세해 경쟁 체제로 돌입함에 따라 외환은행 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높아 인수자 부담은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자기자본규모나 시가총액 규모만 봐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벅차 보인다"며 "지금으로선 돈이 있느냐 없느냐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이며 인수 후에도 2조원이 넘는 영업권 감당여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자금 확보여부"라며 "지주회사가 출범한 지 얼마 안돼 자체적인 자금 여력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인수여부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나금융은 자금 확보와 관련해 전략적 제휴 펀드 등과의 연계방안 외에도 증자 등의 방안이 고려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M&A 이슈...주가 상승 발목 = 따라서 전문가들은 외환은행 관련 M&A 이슈가 하나금융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가격 측면에선 하나금융이 상대적으로 싼 편이지만 외환은행 인수 부담으로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주가는 조정 후 상승의 흐름을 유지하되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만 "하나금융의 올해 주당 순자산비율(PBR)이 1.3배로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5%를 감안하면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대한투자증권의 이익 기여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의 경우 기업금융 추진 등 업무영역 확대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줘 주가에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한다고 나서면자금 조달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금융을 키우려는 경영전략적 측면에서 볼 때도 주주 가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행에 대해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9만200원을 제시했다. 다만 대우증권은 국민은행에 대해 가격 메리트가 적다고 판단해 단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