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환시장 투기 가수요 억제" 약발 안먹히면 시장 개입

[한·일, 외환규제 더욱 옥죈다] ■ 日, FX마진거래 제한


일본 정부가 외환증거금(FX) 마진거래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댄 것은 일단 외환시장에서 성행하는 투기적 가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1단계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 경우 당국이 결국 시장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외환시장에 '와타나베 부인'으로 통칭되는 투기적 가수요가 발생해 엔화가 출렁거리는 등 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반 개인은 물론 기업들이 과도하게 외환거래를 일삼으며 엔화강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 금융ㆍ외환시장의 큰손이자 개인투자자의 상징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엔화 값 급등으로 피해규모가 기하급수로 늘어나 자칫 사회경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일단 증거금 배율이 낮아지면 투기거래 수요와 엔화강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X시장에서 개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우선 2개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파생선물거래에 족쇄를 물리기는 했지만 글로벌 금융여건을 감안할 때 장기간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중앙은행의 시장개입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장관은 19일 각료회의 후 "외환시장에서 엔고가 정착·장기화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엔화 값이 상승하고 있는 데 대해 지속적으로 시장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야마구치 히로히데 일본은행 부총재 역시 "대지진 후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경기회복을 위한 차원에서 엔화 값 상승의 부정적인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정부 차원의 시장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도요타 등 국내 생산비중이 높은 대기업들도 일본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을 강력히 요청하고 나섰다. 대지진 이후 생산재개에 나서고 있지만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글로벌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정부가 양적완화를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엔고 현상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본이 엔화강세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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