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조정장세를 보이자 주식분할이나 무상증자, 이익소각 등을 통해 주가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정상제이엘에스는 보통주 40만주(28억9,600만원)를 이익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박상하 대표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익 소각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고성장ㆍ고배당ㆍ이익소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익소각은 자본금이 변함 없는 가운데 유통 주식수를 줄이는 것으로 그만큼 주식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같은 호재를 반영하듯 정상제이엘에스의 주가는 이날 2.76% 오른 7,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원시스템과 동일기연은 지난 9일 주가 안정을 위해 자기회사주식 취득을 결정했다고 동시에 공시했다. 자사주 취득은 회사 스스로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고 유통물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단기적으로 자사주 취득을 위한 매수세가 나타나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족한 거래량을 늘려 주식 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한 행보도 잇따르고 있다. 동성홀딩스는 지난 8일 주식분할에 나섰다.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유통물량 부족을 겪는 회사에게는 유동성을 강화시켜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대봉엘에스 역시 지난 7일 유통 주식수 확대를 통한 거래량 증가를 위해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처럼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익소각 또는 자사주 매입에 나서거나 거래량이 적은 상장사들이 유통물량을 늘리는 무상증자, 주식분할에 나서는 사례는 통계로도 그대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자사주 취득결정 공시 수는 36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8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나 늘어난 것이다. 주식분할도 모두 24건으로 지난해(18건)보다 33% 증가했다. 올해 무상증자와 이익소각은 각각 11건, 5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이 발행ㆍ유통주식 수에 영향을 주면서 주식 관리에 신경을 쓴다는 점에서는 해당 주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지만 각각 효과에 차이가 있는 만큼 투자 시 주식 변화에 따른 효과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유철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소각의 경우 주식 가치가 확실하게 증가하지만 주식분할이나 자사주 매입은 그 자체가 기업이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