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good)은 큰 것, 거대하고 위대한 것(great)의 적이다" 얼마나 도발적인 시작이며 고혹적인 선언인가.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는 이렇게 비니지스맨들의 귀와 입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거야. 꿈★은 이루어진다" 작은 기업에서부터 큰 기업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대한민국 CEO들의 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자기 최면을 걸게 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묻자. 당신 기업은 이미 '좋은' 기업인가요? 이미 '적합한 사람들'을 가지고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매우 행복하다. 부럽다. 피터 드러커가 확언했듯이 짐 콜린스의 책과 함께 당신은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이미 '좋은' 기업일까?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함께 짜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그런 '적합한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을까?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얼마나 넓은 인재풀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대한민국 대학은 얼마나 많은 재목들을 길러내어 공급하고 있을까? 야구감독이나 축구감독은 스포츠 해설가들의 밥이다. 마찬가지로 CEO들은 경영 컨설턴트들의 밥이다. 짐 콜린스 같은 뛰어난 경영 유세객들로부터 경영 품평법을 익힌 주주, 직원들로부터 다각도로?평가 받으며 오로지 성과로 자신의 경영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미 상식이 된 리더십 품평법 중에 똑부, 똑게, 멍부, 멍게란 게 있다. 똑부란 똑똑하며 부지런한 리더, 똑게란 똑똑하되 게으른 리더, 멍부란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리더, 멍게란 멍청하고 게으른 리더를 말한다. 이 사상(四象) 품평법은 똑게를 최고로 친다. 멍부, 멍게가 회사를 망치는 리더인 것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겠으나 똑부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리더다. 개개인의 창의성을 저해하고 조직의 에너지를 극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똑게는 게으른 만큼 아랫사람들에게 권한을 위임, 개개인의 창의성을 진작시키고 조직의 활력과 능동성을 극대화시켜 간다는 것이다. 백번 옳은 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자율을 갈구하는 아랫사람들로서는 가장 입맛에 맞는 리더상이 아닐 수 없다. CEO들은 똑게가 되라는 압력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도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길과 같은 전제를 깔고 있다. 위임된 권한이 부여하는 자유만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발휘할 창의성도 함양하고 있는 '적합한 사람들'을 이미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복권(復權)된지 얼마 지나지않은 어느날 중국 공산당 간부회의 석상에서 등샤오핑은 해외로 10만명을 유학 보내자고 제안했다. 다들 탐탁치 않아 하는 분위기를 감지하면서 등샤오핑은 옆자리에 앉은 간부에게 속삭이듯 물었다. "백명을 보내면 몇 사람이나 돌아올 것 같소?" "글쎄요, 서너명 쯤?" "그러니까, 10만명을 보내야 하지 않겠소" 이야기는 그렇게 이어졌고 그때 유학 간 사람들의 70% 이상이 지금 중국에 들어와 있다. 임파워먼트(empowerment)는 단순히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힘을 불어넣는 일이 임파워먼트이다. 권한을 위임 받을 수 있는 '적합한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 게 임파워먼트이다. 똑게는 행복하다. 게을러도 좋을 만큼 '적합한 사람들'을 이미 가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그러하고 G7 선진사회들이 그러하다. 한편 경제 8강을 꿈꾸겠다는 우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의 총수는 "국적 불문하고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 것이 CEO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민국 경제에 지금 가장 긴요한 일은 인재의 수입대체 사업이다. 대학은 '적합한 사람들'이 될 재목들을 배출해내야 한다. 기업들은 재목들을 '적합한 사람들'로 키워가야 한다. 게을러서는 '적합한 사람들'을 만들어 갈 수 없다. '적합한 사람들'을 키워내고 유지해 가기 위해서는 아무리 부지런을 떨어도 모자란다. 똑게가 아니라 똑부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우리 사회의 管쪄??'적합한 사람들'로 채워 갈 똑부 정치 리더십이 나와야 할 때이고 기업의 인력풀을 '적합한 사람들'로 만들어 갈 똑부 경영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할 때이다. 그래야 경제 8강이든 4강이든 꿈을 꿀 수 있다. /허경희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